나를 지키는 문장들 5
가족과 나는 다른 점이 많았다.
그 다른 틈 때문에 오해가 생기기도 하고,
말이 어긋나가기도 하고,
멀게 느껴지는 순간들도 찾아온다.
예전의 나는 그 틈을 메우려고 애썼다.
비슷해지려고, 맞춰주려고,
서로의 차이를 빨리 좁히려는 노력이 사랑이라고 믿었다.
살아오며 천천히 깨달았다.
관계를 오래 지키는 힘은 서로가 닮은 점이 아니라,
다른 부분을 어떻게 다루느냐에서 시작된다는 것.
그와 내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에게 새로운 시선을 보여줄 수 있고,
내가 미처 보지 못한 감정과 생각의 결을
그가 대신 바라봐주기도 한다.
그가 조급해할 때, 나는 조금 느리게 걸어주고,
내가 주저앉고 싶을 때, 그는 조용히 곁을 지켜준다.
속도도 결도 다른 우리가 옆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서로의 부족한 면을 채워주고 있었다.
결국 다르다는 건 부딪히는 이유가 아니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여지를 넓혀주는 일이었다.
딱 맞춰진 퍼즐 조각처럼 서로의 모양이 달라서
더 단단히 붙을 수 있는 것처럼.
그와 나의 다름은 서로에게 기대어도 괜찮은
안전한 자리를 만들어주었다.
이제는 알 것 같다.
함께 오래가는 사이란
닮으려고 애쓰기보다
다른 점을 부드럽게 알아가고
그 틈을 서로의 온기로 채우면서
조금씩 닮아가는 관계라는 걸.
내 곁에 있어주는 그가 있기에
나는 오늘도 어제보다 조금 더 단단해진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처음 연결해 주는 건 대부분 닮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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