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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지별 Apr 17. 2017

다시 연애시장


첫사랑도 아닌 첫사랑에 취했었나 보다 초점이 맞지 않는 눈으로 들어오는 네 일그러진 모습이 가장 예뻤던 것 같다 눈을 다시 뜨고 보니 잠깐 사랑했던 네가 사라졌다 나는 뭐 형체 없는 것들이 다 그렇지 하고 고개를 끄덕이곤 시장으로 뛰쳐나가 소리를 질렀다
싱싱한 나를 팔아요 나이는 스무 살 언저리 상한 곳도 없어요 물론 잘생긴 사람을 좋아하지만 내 눈을 멀게 할 수 있다면 외모는 상관이 없어요 사랑으로 사주세요
그런 식으로 길바닥에서 몇 번 싸구려 사랑을 주워 먹은 적이 있다 연명할 정도는 되었으나 그렇다고 배가 부른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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