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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지별 Apr 05. 2017

겨울의 여관방


여관방이 가장 따뜻하던 때는 겨울이었지. 여름의 방은 따뜻하다 못해 더워서, 에어컨으로 추울 정도의 온도를 맞춰야 했으니까. 가장 따뜻했던 겨울의 여관방, 손바닥만 한 창문에서 한두 개라도 깨끗하고 선명하게 보이는 별이 신기해 당신과 커피를 마시다 눈이 커지던. 당신은 내 머리카락을 귀 뒤로 쓸어 넘겨주던. 우리는 추위를 타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었지. 적어도 그 시절에는 그랬지. 당신이 나를 아껴주는 것은 곧 나의 체온을 아끼는 일이었으니까. 당신을 내가 아끼는 일도 당신의 체온을 아끼는 일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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