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하는 누군가의 사랑 이야기
보고 싶었다고? 야, 입에 침이라도 좀 바르고 거짓말을 해. 네가 그 잘난 애인이랑 선팅된 차 안에서 세기의 연인처럼 정열적으로 입맞추고 있을 때 나는 잔업이나 처리하다 문득 내 처지에 분통이 터져 물처럼 맥주나 들이키고 있었겠지. 네 주머니에 꽂아줄 몇 푼을 위해.
그런데 참 웃기지 않니. 내가 없으면 안 된다는 말을 하는 네 눈은 지나치게 고요한데, 나는 또 그 한 마디에 흔들려버려서. 어차피 나 같은 거 없어도 그만일 너인데. 얼마 전에 너 차도 바꿨잖아.
야, 됐다. 됐어. 그냥 서로 장단 맞춰주고 말자. 너도 어차피 먹고 살기 위해서 웃는 거잖아. 그런데 나 왜 또 떨리는 거지. 다 거짓말인거 너무 잘 아는데. 끝나고 집에 가면 또 눈물날 것 같아. 그런데. 내 입이 또 방정이네. 나도 너무 보고 싶었어. 늘 응원하고 있으니까 힘내고요. 잘 지내요. 응, 나도 잘 지낼게. 사랑해.
집에 돌아오는 길에 생각했어. 억지로 웃는 것도 저렇게 예쁜데 진짜로 웃으면 얼마나 예쁠까. 하지만 어차피 살면서 내가 그걸 직접 보게 될 날은 안 올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