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영화를 보고 이유 모를 눈물이 흐를 때가 있다. 마음을 울린다는 게 이런 것일까. 볼 때마다 다른 느낌이 있지만, 마음을 울린다는 사실 하나는 여전한 작품. <소공녀>를 두 번째 봤을 때 처음 느낀 감정인 것 같다.
<소공녀> 속 미소의 신념이 아름다웠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담배와 위스키로 아슬아슬한 하루를 끝낸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것 같은, 그 공허함이 느껴지는 미소의 모습이 좋았다. 자신의 신념과 함께 달리던 미소를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끝내 이유를 찾지 못한 채 한참을 울었다.
<윤희에게>를 보고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리운 이를 찾아간 곳에서 홀로 마시던 위스키와 그 옆에 자리 잡은 자욱한 담배 연기. 자신의 인생이 징벌 같다 말하는 그와 꿈에서만 만날 수 있던 그를 쫓는 눈빛. 그런 윤희를 보고 있자니 또다시 이유 모를 눈물이 흘렀다.
그들의 갈망이 나와 같아서일까. 자신의 신념으로 하루를 채워가는 그와 같은 꿈을 꾸고 있는 그들. 이들의 모습에 내 갈망을 투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