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8.(목)

by 한시은

매일 글을 쓰겠다고 다짐했는데 그 다짐은 또 도루묵이다. 퇴근 후 운동을 하러 가는 것은 고단해도 걸음을 내딛는데, 작가가 되고 싶다는 내가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은 왜이리 어려운 것인가. 나만의 노트북이 필요하다, 스마트폰에 블루투스 키보드가 필요하다 등의 핑계를 찾아보지만 핑계에 불가하다. 쓰고자 하는 마음의 근육이 부족하다. 운동하기 싫을 때 일단 가방 메고 가보가라는 마음처럼 일단 키보드에 뭐라도 두드려보면 열리지 않을까. 그래서 올해부터는 매일 매일 글을 써보고자 한다. 그 매일의 시작은 나의 15번째 결혼 기념일! 새로운 시작을 하기에 의미있는 날이다.


커피를 마시면 영락없이 밤잠을 설치고, 남편이 퇴근이 늦어도 잠을 설친다. 이렇게 뒤척이며 잠든 날은 오만가지 꿈 속 여행을 떠나게 된다. 지난 일요일 밤, 늦은 오후에 마신 달달한 라떼 한잔으로 잠을 뒤척인 밤에 나는 학교에 동물원을 만드는 꿈을 꿨다. 2년 동안 초록꿈마당 업무를 맡아 초록초록한 학교를 만드는데 열심히 예산을 썼더니, 꿈에서 교장 선생님이 나에게 동물원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신다. 나는 어떤 동물을 학교에서 키우면 좋을까 고민을 하고, 여러 학교를 탐방해본다. 각양각색의 동물들을 키우고 있는 학교를 보면서 깊은 고민을 하는 꿈을 꾸다 깼다. 이렇게 생생한 학교 꿈은 또 오랜만이다. 이것은 올 해 나의 업무에 대한 예지몽인가! 그러고보니 학교 꿈이 또 하나 생각났다.


2016년 2월의 꿈은 아직도 생생하다. 까꿍이들과 굿다이너라는 영화를 함께 보고, 입에서 나방나게 그 책을 읽어줄 때였다. 그리고 업무와 학년 선택으로 몹시 고단한 시기였다. 6학년, 인성부장, 학교폭력을 모두 함께 하는 것은 너무 무리이다, 나는 도저히 못하겠다, 학교 폭력을 빼달라고 교감 선생님을 찾아가서 말을 해야 하나 엉덩이가 들썩였다. 결국 들썩이기만 했던 엉덩이, 결과를 기다렸다. 그러던 중 꾸었던 꿈은 공룡이 학교를 다 부셔버리는 것이었다. 티라노사우르스가 학교, 교실, 선생님들을 무참하게 밟고 지나가는데 나는 요리조리 피해서 살아남았다. 맙소사! 그 해 업무 분장 발표 때, 학교 폭력 업무가 다른 분에게 갔다. 6학년 인성부장을 맡게된 나는 지금도 행복을 곱씹게 하는 아이들을 만났고, 학교 폭력 업무를 맡게 된 1학년 선배 선생님은 고단한 1년을 보내셨다.


누군가의 고단한 1년 덕분에 나는 평온한 1년을 보낼 수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몇 년 되지 않는다. 내가 만났던 올망졸망 예쁘고 사랑스러웠던 제자들, 그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눈물의 시간을 보낸 고단한 동료 교사가 있었다는 것! 나도 그런 시간을 언제든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겸손하게 생각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매일 글을 쓰겠다고 다짐했고, 최근의 꿈이 떠올랐고, 2016년 꿈을 꺼내보았다. 그리고 겸손한 태도로 살아가야 한다는 마음을 기록하고 있다. 일단 써보자. 키보드를 두드리면 내 마음을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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