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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회 Dec 06. 2023

도와달라고, 살려달라고 말했다



나는 이 브런치를 처음 쓰면서 부터 매일 브런치를 쓸 일이 없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하지만 나는 오늘도 한탄할 곳이 없어서 이 곳을 찾았다.


나의 우울은 나의 기질 문제인지도 모른다.

남편을 만나지 않았어도, 다른 사건들로 인해 우울증에 걸렸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안타깝게 나는 남편과 결혼을 했고, 거듭되는 다툼으로 우울증을 얻었다.


다시 재발하지 않길 기도하고, 애썼지만 내 노력을 아무 의미가 없었다.

우울은 노력을 한다고 안오고, 오는 성질의 문제가 아니었다.


임신으로 촉발된 잦은 다툼으로 다시 부정적인 감정들이 되살아났다.

다시 우울증 약을 받아오면서 남편에게 부탁했다.


일주일만 나를 도와줘.

일주일 동안 연차를 써도 좋고, 병가를 써도 좋고 일주일만 나에게 집중해줘.


남편은 재택을 하면서 나를 도와줄 수 있다고 말했다.

나는 또 멍청하게 그 말을 믿었다.


일주일은 나를 편하게 해줄거라 생각했다.

긍정적인 감정들만 가지고 일상생활에 집중하고 싶었다.


이 일이 얼마나 나에게 필요했냐 설명하면, 요양보호사라도 고용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런데 돈 한푼 아까운 남편에게 씨알도 안먹힐 소리였고, 난 남편에게 부탁했다.


결국 그는 회사 일을 핑계로 나를 닥달했고, 핀잔을 주고 귀찮은 사람 취급했다.

오빠, 부탁이 있어라고 하는 말에 제발 하지말라고 말했다.


억지로 장난이라는 미명하에 스킨십을 시도 하다가 살이 까이는 상처가 나고,

그 상처를 치료한다고 따가운 상처에 억지로 소독 솜을 가져다 댔다.

이 모든 일에 내 동의는 없었다. 강제였다.


나를 위한다는 핑계로 행하는 강제적 행동.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나에게 끊임없이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만이 내 옆에 있고,

내가 도움을 구할 사람이 그 사람 뿐이다.


그 사람은 항상 말로는 나를 도와주겠다고 하고, 나를 위해서라고 한다.


하지만 결과는 항상 망가진 나를 마주할 뿐이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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