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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적 소시민 Feb 13. 2023

서울 나들이, 삼청동 뮤지엄 한미

사진으로 기록되는 역사

 시작은 여기였다. 뮤지컬이니 전시회니 다 필요 없고 여기를 보기 위해 그렇게 부산을 떨었다. 엄마의 상태가 괜찮다 보니 마음이 한결 놓여 방학 중 하루는 나를 위해 쓰리라 마음먹게 되었다. 그리고 학교 미술 선생님의 인스타 흔적을 따라가보기로 작정했다. 그 시작이 바로 뮤지엄 한미였다. 어떤 예술이든 우리만의 역사가 있었을 터, 사진을 좋아하면서도 거기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전시회의 작품들을 따라가다 보면 당시 우리나라의 사진계가 무엇에 의미를 두었는지 짐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사람아, 아 사람아
 

대학교 시절 다이호우잉의 ‘사람아, 아 사람아’라는 작품을 읽고 당시 중국 상황에서 개개인의 시선과 내면을 중심으로 한 소설이 나왔다는 것에 놀랐었다. 문화 대혁명이라는 거대한 역사적 소용돌이 안에서 각 인물들이 어떻게 살아가는가에 시선을 둔 작가의 마음이 단단하게 다가왔다. 그래서인지 이번 전시회에서도 내 눈길을 끈 사진들은 역시 사람을 다룬 작품들이었다.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이루는 작디작은 인간들의 삶을 포착해 낸다는 것이 얼마나 의미심장한지.


그러다가 1980년대를 맞이하면서 작가주의적인 관점이 확실히 강해지는 듯하다. 우리나라 사진계도 이렇게 변화하면서 여기까지 왔구나 싶었다. 사진을 보는 것도 좋고 찍는 것도 좋아하는 입장에서 어느 순간 사진이라는 예술 영역이 자리 잡은 것이 아니라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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