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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남이 Dec 09. 2023

지금 바로 글쓰기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

잠재능력의 발견




어릴 적 설날이나 추석이 되면 텔레비전 앞에서 명절 특선만화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 아직도 기억나는 만화는 그 시절 국민 만화로 통했던 '머털도사'이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내용은 가물가물하지만 잊히지 않는 장면 하나가 떠올랐다. 착하고 인성 좋은 머털이를 제자로 삼은 누더기도사는 머털이에게 도술은 가르쳐 주지 않고 온갖 살림을 시켰다. 도술을 배우러 왔다가 궂은일만 하게 생긴 머털이는 누더기도사가 못 미더웠지만 그럼에도 그와 동고동락하며 스승의 곁을 지켰다. 



어느 날 머털이는 누더기도사로부터 자신이 머리카락을 한 가닥 뽑으면 모든 도술을 부릴 수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머털이의 착한 성품을 알고 있던 누더기도사가 그동안 머털이에게 모든 도술을 전수해 주었던 것이다. 숨겨져 있던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고야 비로소 머털이는 어려운 사람을 돕고 악의 무리를 처단하는 활약을 펼치게 된다. 스승과 함께 지냈던 하루하루가 쌓여 자신도 모르게 잠재적인 능력이 갖춰진 것이다.



우리도 살면서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하는 모든 경험을 통해 이미 무의식적으로 체득한 능력들이 있다. 이런 것은 잠재능력에 가까운데, 이 능력을 찾기 어려운 이유는 그것이 사소해 보이고 익숙한 것들이라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상을 만들어 나가는 단순한 삶의 패턴들이 어찌 보면 잠재능력을 발견하기 가장 쉬운 자원들이다. 



우리는 유치원에서 이미 한글을 떼고 초등학생 때 일기를 썼다. 중학생 땐 방학 숙제로 원고지에 독후감을 채웠고, 고등학생 땐 첫사랑의 얼굴을 그리며 풋풋한 연애편지도 적어봤다. 대학을 들어가니 레포트를 쓰고, 군대에서는 눈물에 젖은 편지를 부모님께 부쳤다. 회사원이 된 지금은 매일 지겹도록 보고서와 씨름을 하고 있다.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유일한 수단, 글쓰기는 이미 우리 삶 속에서 진행되어 왔고 앞으로도 해야만 하는 일들이다. 



우리 안에는 이미 놀라운 능력이 내재되어 있다. 이것이 글을 써야 하는 이유다. 머리카락을 뽑았던 머털이처럼 펜을 들어 노트에 적어보자.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매일매일 꾸준함을 지켜나간다면 삶을 놀랍게 성장시켜 줄 것이라고 믿는다. 도술을 터득하며 비로소 주인공다운 면모를 보여줬던 머털이처럼, 글쓰기를 통해 가장 강력한 무기를 만들어 내는 인생의 주인공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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