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행성에는

by 백설

운동장의 모래가 하얗고 서걱거린다. 오늘 아침에는 해 뜨는 바다를 보았다.


오늘은 당번이었고, 맑고 추운 겨울 아침 7시는 아직 캄캄했는데 옥상에 칠판지우개를 털러 올라가 바다 위로 커다랗게 뜨는 해를 보았다.


모래는 까끌까끌하다. 그 위로 가득 찬 물감통의 물을 부었다. 놀이터에서 왁자지껄 웃음소리가 들렸다. 모래 위에 부어진 물감 섞인 물은 마치 형형색색의 풍선처럼 보였다.


오늘 점심시간 이전에는 미술 시간이었다. 미술 선생님은 WHITE의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당신은 모릅니다'라는 노래를 틀어주셨다. 물감 통은 그 수업 시간에 쓴 것이었다. 팔레트는 깜박하고 교실에 두고 왔다. 다시 가지러 미술실에 가보니 미술실에 걸려 있는 그림들은 마치 물총놀이를 한 것처럼 알록달록했다.


한낮의 오후, 자주색 커튼 뒤로 비치는 햇살이 마치 떠오르는 해 같았고, 번쩍번쩍한 물로 물총놀이를 하는 것 같았다.


미술실을 지나 음악실로 가니 피아노 소리가 들렸다.

나는 잠시 앉아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읽었다.

우유 당번인 나는 우유를 가지러 양호실로 갔다. 그때 마주친 친구는 늘 야자 시간마다 내 책상 서랍에 있는 연습장에 편지를 써주었다. 나는 그 친구에게 딸기우유를 건넸다.




해는 사그라들고 검푸른 빛으로 물들어 가는 하늘 아래 구불구불 휘어진 소나무들이 몸을 굽혀 우리를 배웅했다.


외진 별장에서 개 한 마리가 꼬리를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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