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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린 Feb 01. 2023

뉴노멀 시어머니

미래 시어머니가 될 며느리의 다짐

내 아들은 사실 고작 5세이다.


지금 생각으로는 아들이 결혼을 안 했으면 좋겠지만 이것도 내 경험에서 나온 욕심이라는 건 나도 안다.

네 인생은 철저히 네 것이어야 해. 자식을 낳은 이후 주문처럼 되뇌는 말이다. 내 몫은 네게 사랑만 주는 것. 어떤 순간에도 엄마의 사랑이 추호도 의심되지 않을 정도로 최선을 다해 너를 사랑하는 것뿐이다.


이 세상에 떠올리는 것만으로 나를 웃게 만드는 유일한 존재. 내 하나밖에 없는 자식.

하나라서 너무 간절해지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함마저 들게 하는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내 아들.


며느리 입장에서는 소름 끼칠 수도 있는 말이라는 것, 지금 며느리의 삶을 살고 있기에 예상 가능하다. 매정하게 들릴 수 있지만 시어머니가 남편 어린 시절 일화를 말씀하시며, 눈물 지으실 때마다 난 솔직히 좀 소름 돋는다. 한두번일 때는 나도 아들 사랑을 아는지라 그러려니 했다. 근데 일 년에 세네 번씩 같은 유아기 일화를 매번 말씀하시며 눈물 지으시면 감상적인 나조차 의아하다. 20년의 성장 과정이 있는데 왜 하필 특별한 사건도 아닌 기저귀 시절만요…? 하는 의문과 함께.


나는 시어머니에게 때때로 감사하다. 시어머니가 종종 어떤 말씀을 하시면, 속으로 난 절대 저런 언행을 삼가해야지 다짐하기 때문이다. 며느리는 딸이 아니다, 며느리는 남이다. 되뇌어본다. 내 자식의 행복을 위해서 절대 멀리 살 것을 스스로에게 반복적으로 세뇌한다. 보고 싶으면 자식 회사 점심시간에 찾아가서 맛있는 밥 사주면서 봐야지, 스무 살에는 꼭 독립시켜야지, 여자친구는 물어보지도 말고 궁금해하지도 말아야지 끝도 없이 되뇐다. 무엇보다 내 생활방식을 기준으로 애정을 빙자한 잔소리는 금물!


하도 다짐하다 보니 나도 궁금하다. 나는 어떤 시어머니가 되려나. 부디 그 시절은 지금과 다르길. 나는 성인이 됐을 때 독립적인 아들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엄마가 되길 바라본다.



아, 그렇지만 며느리가 동의하고, 아들이 원하면 손주는 봐줄 것이다. 내 아들이 그렇게 해야 마음이 편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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