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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린 Feb 06. 2023

별나라에서 온 그대

부부 동상이몽

결혼을 하면 세상을 보는 시각이 굉장히 달라진다. 일단 내가 평범함의 척도라고 생각하고 살아온 우리 집안과 남편의 집안은 하나부터 열까지 비슷한 점이 없다. 고로 남편과 나도 취미나 생활 방식부터 경제적 관념, 정치적 이념까지 단 하나도 같은 게 없다. 결혼 후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바로 그것이다.


“이 세상에 평범한 사람이란 건 없다. “


나는 집에 오면 바로 씻고, 기본적인 수면 시간을 지키고, 건강을 위해 20대 초반부터 운동과 영양을 고려한 식단을 대체로 지키려고 노력하는 융통성 없는 사람이다. 남편은 철저히 반대다. 먹고 싶을 때 매 끼니 다른 메뉴의 맛있는 음식을 먹어야 하고, 운동 따윈 하지 않지만 회식은 다 가야 하며, 체력이 좋으니 밤을 새우며 게임 정돈 해도 되는 삶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결혼 7년 차가 되니 서로 포기한 건지 타협한 건지 부단한 갈등 조정을 거쳐 웬만한 건 부딪치지 않는다. 싸울거리는 너무도 많기 때문에 그 정도 사소한 문제는 비집고 들어 올 자리도 없다.


그럼에도 가끔 부아가 치밀 때가 있다. 그 정도로 회식 가고 매일 늦으면 주말 정도는 일찍 자서 애랑 좀 놀아줘야 되는 거 아닌가?! 왜 같이 돈 버는데 가사, 육아는 다 내 차지지?


포기했다고 생각했는데, 종종 숨어있던 억울함이 치밀어 오른다. 반면 남편은 내가 요구가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단 한 번도 내 말에 반박하지 않는 일이 없다. 갈등이 최고조였을 때 찾은 부부 클리닉에서는 상대방을 바꿀 수 없으니 각자의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야말로 영원한 평행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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