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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린 Apr 21. 2023

자유의 몸

생각보다 너무 좋잖아?

만취한 마지막 출근일 이후 숙취의 고통과 함께한 퇴사 후 첫 날도 지나고 언제나와 같이 시간은 여지없이 흐른다.


퇴사일까지 불안하고 심난해서 괜찮을까 싶었는데.. 세상에, 너무 좋잖아?


이 평화로움, 항상 날카롭게 가시 돋쳐 있던 모습이 바로 없어진 이 기분..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마저 전에 없이 따사로워 보인다. 행복하다. 이게 행복이구나. 출근길 괴로움도, 꼴 보기 싫은 회사 사람도 안 보는 삶, 뭐 할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삶!


사람 본디 성향은 변하지 않아 자꾸 모든 금융앱에 로그인해서 잔고를 확인하지만 오늘의 나는 정말 오랜만에 행복하다. 올해까지는 실업급여가 나오니 초조해하지 말고, 하고 싶었던 일 다 해보고, 가고 싶었던 곳도 다 가봐야지.


게으른 내가 더 미루면 또 못할까 봐 강원도 한 달 살기 숙소부터 예약했다. 바닷가에서 아주 한가롭고, 아주 행복하게 아이와 평화로운 시간 보내는 게 첫 번째 목표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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