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은 현실이 되고,

동네 소아정신건강의학과에서 종합주의력검사를 받다

by 시린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는 항상 들떠있었고, 학교를 너무 좋아했으며 행복해했다. 공개수업 때 아이의 태도를 보고, 내 아이가 아닌 척하다 집으로 도망 왔지만 그래도 크게 문제는 없을 거라고 믿었다. 아직 초등학교 1학년이니까 활발한 성향이라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입학한 지 한 달이 지나도 흥분되어 있는 아이를 보면서 느낌이 좋지 않았다. 엄마의 촉이 싸했다. 뭔가 문제가 있어 보였다. 담임교사 상담을 앞두고, 검색을 통해 동네의 소아정신건강의학과를 예약했다. 제발, 갈 일이 없기를 바라며 예약을 이틀 남기고 학교 상담에 갔다.


상담 시간은 20분이었지만 나는 40분을 넘는 시간 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다 나왔다. 죄인 모드로 있다가 밖으로 나오니 뒷목이 아플 지경이었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아이의 학교 생활에는 문제가 많았다. 규칙을 제대로 따르지 않고, 수업 시간에 돌아다니며, 본인이 하고 싶은 것만 하려고 하는 등 모둠 활동 수행에 문제가 있으며, 학급의 다른 친구들을 불편하게 일이 많다 등등. 특히 놀랐던 부분은 수업시간에 받은 과제를 수행하는데 교사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아 주위의 친구들이 뭘 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 알려줘야 하는 일이 종종 있다는 것이었다.


아이는 학군지에서 영어유치원을 다녔고, 교사의 지시에 잘 따르지 않는다는 피드백을 들은 적은 있지만 대체로 학습 성과가 우수한 편이라 활발하지만 문제가 될 만큼 산만하지는 않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담임교사의 피드백으로는 눈에 띄게 산만한 편이며, 초등 1학년임을 고려해도 평범한 수준이 아니라는 말을 듣자 나는 무슨 정신으로 집에 왔는지도 사실 생각나지 않는다. 공황 증세가 나왔을 때만큼 심장이 두근거렸다.


사실 계속 불안했다. 3세에도 소아과에서 ADHD 같다고 의사에서 읍소해서 소아정신건강의학과를 추천받은 적이 있었다. 내심 그래도 아닐 거야, 그 정도는 아닐 거라고 생각해 왔다는 걸 깨달았다. 주위에서 활발할 뿐이다, 남자아이들은 원래 그렇다는 둥 ADHD는 아닐 거라고 말해주는데 안심하고, 무엇보다 나 스스로 아니라고 믿고 싶었던 마음인 것 같다.


이틀 후 4월 10일, 동네 소아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아이의 종합주의력검사(CAT)를 받았다. 결과는 정반응시간 평균 항목에서 저하, 정반응시간 표준편차에서 경계가 나왔다. 둘 다 산만함과 관련이 있는 항목이며, 소아정신과 전문의는 한 항목에서만 저하가 나와도 ADHD로 진단한다며 약물 복용을 권유했다.


무언가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속에서 무언가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몇 년을 의심했지만 아닐 거라고 믿었다. 주양육자로서 계속 의심했었으면서도, 동네 병원의 과잉진료일 수 있다며 상급종합병원을 예약했다.


내가 의심하던 부분은 충동성과 과잉행동이지, 산만함이 아니었다며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애써 부인했다. 초조하게 상급종합병원의 진료일을 기다렸다. 건너 건너 들은 종합주의력검사만으로는 ADHD를 확진할 수 없다는 정신과 전문의의 조언을 위로삼아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래, 아직 몰라. 아닐 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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