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동원'의 가치와 함께 걸어온 길
식약동원’의 가치에 눈을 뜬 건 아이를 키우면서부터였습니다. 어린아이는 심한 비염으로 밤마다 잠을 설쳤습니다. 하룻밤만이라도 아이가 푹 자는 모습을 보는 게 저의 간절한 소원이었습니다. 소아과를 제집처럼 드나들었지만 상황은 악화됐습니다. 과도한 항생제 복용으로 위장이 망가졌고, 도리어 성장에 어려움을 겪게 됐습니다.
더 큰 시련은 아이의 틱과 함께 찾아왔습니다. 병을 앓는 시간이 하릴없이 길어졌지만, 틱 치료에는 묘수가 없어 보였습니다. 약물 복용은 치료의 방편이라기보다는 증상 억제 노력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결국 운동과 식이조절로 내면과 육체의 힘을 기르며 틱이 잦아들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엄마이자 식탁을 책임지는 주부로서 큰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그때서야 저는 좋은 음식이 곧 약이라는 ‘식약동원(食藥同原)’의 속뜻을 곱씹으며 오늘,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저는 적극적으로 ‘살리는 식탁'을 차리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먼저 자연식의 비중을 늘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가공과 조미를 최소화하고 조리를 단순화한 원물 중심의 식사야말로 건강식의 표본이라 여겼기 때문입니다. 결국 관건은 원재료의 질이었습니다. 식재료 본연의 풍미를 살리는 일이야말로 자연식의 핵심 중 핵심이었기 때문입니다.
iCOOP 자연드림은 저의 든든한 지원군이었습니다. 유기농법 재배로 자연의 맛을 가득 품은 채소, 과일은 결격 사유 없는 합격점이었습니다. 쓴맛 없는 오이, 단물 가득 파프리카, 생식에 최적화된 양송이버섯이 우리 집 식탁을 싱그럽게 만들었습니다. 매일의 밥상은 자연 그대로의 영양으로 채워졌습니다. 생채소와 과일의 충분한 섭취가 몸을 한결 가볍게 했습니다.
아울러 저는 발효식품 위주의 식단에 몰두했습니다. 채식 위주의 밥상을 차리되 된장, 간장, 청국장, 김치 등의 전통 발효식품을 활용해 단백질을 한껏 보충했습니다. 순하고 영양 많은 발효 밥상 덕에 가족들의 위장이 튼튼해졌습니다. 아이의 숨이 한결 편안해졌고, 그의 마음도 고요해졌습니다.
그 무렵 자연드림이 다채로운 발효 식품군을 선보이면서 발효 식단을 향한 저의 노력은 탄력을 받았습니다. 고등어, 삼겹살 같은 일상 식재료를 넘어 빵, 커피, 칼국수, 라면 등의 간편식에 이르기까지, 우리 집 발효 밥상은 더욱 풍요로워졌습니다. 저는 지금도 새 발효 음식들을 차례로 맛보며 발효 밥상의 지평을 즐겁게 넓혀가는 중입니다.
자연드림을 동반자 삼아 건강 식탁을 차려온 지 어언 7년이 되었습니다. 살기 위해, 또 살리기 위해 묵묵히 밥을 지은 시간이었습니다. 그 과정이 녹록지 않았지만, 의외의 기쁨이 있었습니다.
이제 와 작은 고백을 합니다.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지만, 약과 근원이 같은 음식은 미식(美食)의 큰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입맛을 돋우는 향긋한 봄나물이, 무더위를 한 방에 날려주는 여름철 오이냉국이, 땀을 뻘뻘 흘리며 비워낸 죽 한 그릇이 나와 가족의 몸에는 더없는 보양이었습니다.
영양제 한 알을 입안에 툭 털어 넣는 것으로 아이가 괜찮아지길, 하룻밤 푹 자고 나면 아팠던 아이가 거짓말처럼 말짱해져 있기를 바라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러한 막연한 요행을 바라기보다 오늘의 건강한 밥상을 꾸리는 일에 마음을 씁니다.
아이가 아프지 않았더라면 건강한 밥상, 그 정성 어린 한 끼의 소중함을 영 모를 뻔했습니다. 아이를 통해 우리 가족은 좋은 음식의 가치를 알게 됐고,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일이 자연드림이라는 '생활치유플랫폼' 덕에 가능했습니다. 플랫폼이란 본시 기차역의 승강장을 이르는 말. 어떤 플랫폼에 서느냐에 따라 탑승할 기차가 결정되고 목적지가 갈립니다. 혼자의 힘과 의지로는 어려웠을 일이, 방향을 같이 하는 이들과 발걸음을 같이 한 덕에 일상에서 '식약동원'의 가치를 꾸준히 따를 수 있었고, 또 결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새 중학생이 된 아이는 날마다 낫또를 챙겨 먹습니다. 낫또는 아이가 자주 찾는 반찬이자 최애 간식입니다. 녀석은 냉장고 문을 바락 열어 언제나 같은 칸에 놓여 있는 자연드림 낫또 한 팩을 꺼내듭니다. 비닐을 뜯고 맛간장을 쪼르르 떨어뜨려 젓가락을 휘휘 돌려대는 품새가 이걸 한두 번 다뤄본 솜씨가 아닙니다.
아이는 좋은 음식을 먹으며 내면이 단단한 사람으로 자라났습니다. 여전히 몸의 가시를 안고 있지만 하루치 아픔을 넉넉히 이겨낼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했습니다. 무엇보다 고마운 일은 좋은 음식은 받아들이고, 해로운 음식은 가릴 줄 아는, 건강한 입맛의 소유자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오늘도 저는 약이 아닌 매일의 밥상으로 가족을 살립니다. 특별할 것 없는 소박한 밥상일지라도, 좋은 식재료로 차린 한 끼가 나와 가족을 살린다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자연드림과 함께 만들어 온 우리 집 작은 식탁 이야기가 부디 많은 이들에게 큰 위로와 용기로 가닿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