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식구들은 지금 다 감기에 걸렸다.
어제는 퇴근하니까 버스에서부터 병든 닭처럼 시름시름하더니 열이 났다.
그렇게 아팠는데 병원 좀 가라고 참 말 안 듣는다며 엄마에게 한소리 들었다. 그렇게 고생하고 일어났는데 다리에 쥐도 나고 힘들었다.
아침에 엄마와 조카네랑 영상통화를 했다.
내일 어버이날을 맞이해서 예약한 음식점에 우리 집 식구들 모두 갈 수 있는지 몸은 괜찮은지 안녕을 물었는데, 엄마는 쉰 목소리로 괜찮다고 말했다.
괜찮다고 대답해야 어버이날 가족모임에 참석할 수 있다.
대체 누가 어디가 괜찮은 거냐고 내가 옆에서 끼어들었다. 분명 열나고 근육통에 약 먹고 누워있던 나를 보고도 괜찮아 보였나보다.
왜 나는 타인의 시선에선 항상 괜찮아 보여야 할까.
23.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