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조카 선물을 사서 버스를 탔다.
버스에 자리가 많아서 기분이 좋았는데 몇 정거장만에 금방 미어터졌다.
내 옆자리에 앉은 남자는 앉자마자 졸도 수준으로 곯아떨어졌다.
대체 어디까지 졸 수 있는 건지 궁금해졌다.
나한테 몸을 기대고 힘없이 툭 떨어지던 팔도 기대는 것도 모자라 내 무릎 위에 올려둔 선물이 든 종이가방에 아예 머리를 대고 자는 정도였다.
재미있는 사람이다.
동시에 안쓰러운 마음까지 들었다.
이러기 쉽지 않은데.
예전 같으면 피했을 텐데 그냥 기대게 두었다.
허둥지둥 일어나 하차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어서 안심됐다.
나도 졸렸는데 대리만족 했다.
오늘은 꿀잠 각이다.
23.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