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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현 Jul 03. 2018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대한민국 최강의 수사조직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대한민국 최강의 수사조직 특수부 전성시대...검찰

바야흐로 특수부 전성시대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활약이 눈부시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횡령·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 기소하면서 국민들로부터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언론도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 출입기자들도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특수부를 실무 총괄하는 한동훈 3차장검사를 밀착 취재하고 있다. 검찰권으로 권력형 비리를 단죄하면서 국민으로부터 찬사를 받고 언론으로부터 각광을 받는 자리니 검사라면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를 꿈꿀만하다. 30년 가량 검사를 지낸 김경수 전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은 “검사라면 특수부에 가고 싶어한다. 권력형 범죄를 맘껏 수사해 구속 기소하는 일이라면 검사라면 한번씩 꿈꾸는 일이지”라고 말했다. 김경수 전 검사장도 2005년 특수2부장검사를 지냈다. 


어느 곳이나 ‘꽃 보직’ 자리는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건 아니다. 실력도 갖춰야 하고 운도 따라야 한다.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 기소한, 실력과 운을 두루 갖춘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소속 검사 28명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특수부를 총괄 지휘하는 윤석열 지검장과 한동훈 차장검사는 어떤 캐릭터일까?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4개 부서를 이끄는 부장검사들은 누구일까? 이들은 무슨 일을 어떻게 하고 있을까? 이들에게 앞으로 남은 과제는 무엇일까? 10년 가량 검찰을 취재한 법조 출입기자는 ‘윤석열의 특수부’를 분석하는 작업이 흥미롭고 의미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콘트롤타워 격인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맨위 사진)과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제3차장검사 ⓒ연합뉴스

특수부가 각광받는 것과 달리 검찰 내부에서는 특수부 조직과 기능을 줄이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수부는 스스로 사건과 대상을 찾아내 수사한다. 이른바 인지(認知) 수사 부서다. 이와 달리 형사부 등 타 부서는 경찰이 수사해 송치한 사건을 맡는다. 과거 정권마다 특수부는 수사권을 남용하고 정권이 내리는 수사를 수행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검찰은 지난 4월12일 특수부 축소를 골자로 하는 개혁 방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4월13일 국회 사법개혁특위에 출석해 전국 5개 지점 외 전국 지검·지청 특수부를 폐지한다는 요지의 특별수사 개편안을 보고했다. 서울중앙지검 외 나머지 서울 내 지검·지청 내 특수부는 순차적으로 폐지된다. 5개 지검을 제외한 지검과 지청은 반드시 필요한 범죄 수사에 한해서만 상급 검찰청 승인을 받아 특별수사하고 이외에는 경찰에 범죄 정보를 보내게 된다. 이로 인해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는 검찰 내 위상은 높아지고 수사 범위는 넓어질 수밖에 없다. 


특수 수사의 대상은 재벌이나 이들과 연루된 정치인들이다. 이들 활동무대는 수도권이라 대전·대구·부산·광주지검보다 서울중앙지검에 관할권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검찰 특수부 조직과 기능이 축소되지만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역할과 기능은 오히려 더 커질 가능성이 커졌다. 검찰권 남용으로 인한 표적수사, 정권주문 수사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특수부를 축소한다면서 정작 표적수사나 정권주문 수사 논란을 일으킨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기능은 강화하니 아이러니다.    


현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는 ‘윤석열 사단’이라 칭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이른바 ‘윤석열 키즈(kids)’로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 산하 인지수사 부서를 채웠다. 검찰총장이나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은 윤석열 지검장의 인사권을 보장했다. 윤석열 지검장은 오랫동안 자기와 호흡을 맞춰온 후배 검사들을 부장검사나 부부장검사에 배치했다. 과거와 달리 정치적 고려 없이 수사역량과 팀워크만 따져 팀을 만든 것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전신) 시절부터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까지 검사장이 청와대나 법무부 눈치 보지 않고 인사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해 팀을 꾸리기는 윤석열 사단이 처음이다. 특수부 검사 상당수는 박영수 국정농단의혹사건 특별검사팀에서 윤석열 수사팀장과 일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구속 기소해 유죄 판결을 이끌어낸 바 있다. 이들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로 돌아와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 기소했다. 

안개 낀 서울중앙지검 청사 ⓒ연합뉴스


검찰 내 윤석열 지검장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법조계에선 문무일 검찰총창에 이어 검찰내 서열 1.5위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윤석열 지검장의 높아진 위상과 ‘나오는 대로 간다’는 신념이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의지와 맞물리면서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는 거칠 것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특수부와 첨단범죄수사부를 총괄하며 ‘윤석열의 특수부’를 완성한다. 윤석열 지검장의 배짱과 의지에 한동훈 3차장의 지략과 수사 역량이 더해지면서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활약에 국민들 이목이 쏠리고 있다.   


탐사보도 전문매체 <더저널(TheJournal)>은 특별취재팀을 구성하고 ‘윤석열·한동훈의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를 해부했다. 특별취재팀은 3명이다. 팀장은 최순웅 더저널 기자다. 지난 10년 이상 경제일간지 <파이낸셜뉴스>와 조선일보 산하 경제매체 <조선비즈> 등에서 법조출입기자로 활약했다. 최순웅 기자는 전현직 특수부 검사와 수사관을 대면 취재해 국내 최대 인지수사 부서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개별 사건과 일화, 증언들로 퍼즐을 맞춰갔다. 배동주 더저널 기자가 윤석열 지검장, 한동훈 3차장검사 등 서울중앙지검 수뇌부를 비롯해 특수1~4부와 첨단범죄수사1부 소속 검사들 성향, 역량, 전문분야에 따라 구분 분류하고 사건들을 처리하는 방식을 분석했다. 배 기자는 인터넷 경제매체 <시사저널 이코노미> 산업부에서 일했다. 이철현 더저널 편집국장은 집필 작업에 참여했다. 이 국장은 시사주간지 <시사저널> 기획취재팀·경제팀 기자와 <조선비즈> 기획취재부장·사회정책부장을 역임했다. 이철현 국장은 특수부 구성과 움직임을 취재·분석해 해당 중요 사건들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전개될 지를 가늠했다. 

조국 대통령 민정수석 비서관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적폐청산 수사 업무를 맡기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개시와 함께 적폐청산을 기치로 내세웠다.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기소가 마무리되면서 정치분야 적폐청산은 어느 정도 일단락됐다. 하반기 지방선거가 끝나면 기업 비리, 지배구조 개편 등 경제분야 적폐청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터라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는 다시 등판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윤석열의 특수부를 이해해야 문재인 정부 최우선 국정과제인 적폐청산 작업이 진행될 지 가늠할 수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는 정치인, 고위 공직자, 재벌 총수 등 권력층이 저지르는 범죄를 수사·기소한다. 전직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장은 “국민 관심과 지지가 있어야 특수부가 외압이나 견제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글이 권력형 범죄와 싸우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대한 국민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내는데 기여하길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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