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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현 Apr 21. 2023

소금바다 위 하늘에 은하수…“이제 죽어도 좋아."

4월20일(목) 은하수에 남십자 오리온 백조자리가 떠는 곳, 우유니

선셋 투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 근처 중국집에서 늦은 저녁식사를 마치고 서둘러 침대로 들어갔다. 새벽 3시 스타라이트와 선라이즈 투어가 있다. 흥에 겨워 체력 소모가 심했나 보다. 코피까지 쏟으며 자다가 일어났다. 전날 스타라이트 투어를 마친 희진과 은주는 빠지고 선경 성욱 순혁 그리고 나 4명만 참여했다. 하늘에는 이미 별들이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 달리는 차 정면으로 금성이 빛을 발하며 우리를 반겼다. 차량은 빛이 없는 소금사막 위를 질주했다. 아리엘이 별 보기 가장 좋은 곳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소금사막 위에서 우주와 대면하다.

지평선부터 지평선까지 새벽하늘을 선명하게 갈라 흐르는 은하수 위로 남십자, 백조, 오리온 별자리가 선명하게 반짝이며 떠 다녔다. 금성은 이른 저녁 가장 먼저 빛을 내며 별들의 쇼를 열었다. 태어나서 그리 많은 별자리를 그리 선명하게 그리 아름답게 펼쳐진 하늘을 본 적이 없다. 잊을만하면 유성이 번쩍 하며 은하수를 가로지른다. 사진 한컷 찍으면 그 배경에 유성 3~4개는 찍힐 정도로 구경꾼이 인지하든 못하든 여기저기서 떨어진다. 

우주 너머로 내 빛을 쏘아 올렸다. 

소금 사막에 물이 차 찰랑거리는 수면 위에는 또 다른 은하수가 흐른다. 사람이 한참 움직이지 않으면 물결이 잠잠해지면 하늘의 별들이 물 위에 내린다. 이때부터는 하늘과 소금 사막 물 위에 별들이 서로를 비추며 함께 뜬다. 별 위에서 우리는 사진을 찍었다. 카메라를 8~10초 노출에 맞춰놓고 사람을 인공조명으로 1초가량 비추면 밤하늘 별들은 형형히 빛나고 촬영 대상은 핀 조명을 받은 것처럼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내 인생의 최고의 비경이라 자신할 수 있다. 

발아래 찰랑이는 소금 사막의 물을 딛고 하늘을 올려다보다 각자 시간에 맞춰 촬영하다 보면 검은 산 위가 서서히 오렌지 빛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오렌지 빛이 주황색으로 바뀌는 순간 해가 뜨는 반대편 지평선을 바라보면 입이 떡 벌어지는 색의 향연이 펼쳐진다. 지평선을 기준으로 소금사막의 바다는 이탈리아 앞바다에서 보이는 아줄(옅은 파랑)로 깔리고 그 선 위로 코발트블루, 보라, 오렌지, 주황, 빨강, 노랑 색이 포개지듯이 펼쳐진다. 우유니에서 투어업체를 운영하며 살아가는 볼리비아인 아리엘이 옆에 다가오더니 우유니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색의 향연이라고 말을 건넸다.  

해 뜨는 반대편에는 아줄, 코발트불루, 보라, 주황, 빨강 온갖 천연색이 나란히 겹쳐 빛의 잔치를 만든다.

누군가 우유니를 보고 그랬다. “우유니를 봤으니 이제 죽어도 좋아.” 과장이려니 했다. 잠시 지금 죽어도 억울하지 않을 듯싶다. 나는 우유니가 선사하는 우주의 아름다움을 만끾했다. 더 무엇을 바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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