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프놈펜 첫 날 크루즈 타고 석양...선상 뷔페도 꿀맛
토니 아닐드(59)는 스웨덴 대테러부대 경찰이다. 흰머리에 푸른 눈, 창백한 피부에 얇은 입술. 합리적이면서 친절한 전형적인 북유럽인이다. 오후 5시30분쯤 프놈펜 리버사이드공원에서 그는 메콩강을 바라보고 있었다. 등 뒤쪽으로 석양이 지면서 강 건너편 낮은 숲의 색이 또렷해지고 있었다. 그는 택시운전사가 소개한 메콩강 투어 크루즈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에게 한국에서 온 낯선 여행객이 말을 걸었다. “메콩강 석양 크루즈 투어 표는 어디서 사야하는지 아나요?” 토니는 “오후 5시45분 크루즈 배가 데려온다고 하니 함께 그 배에 타자”고 답했다 그래서 토니와 2시간 남짓 메콩강 석양 크루즈투어를 함께 했다.
그는 34년간 함께 산 부인과 대판 싸우고 홀로 캄보디아 여행을 떠났다. 딸(29)과 아들(27)은 독립해 살아가고 있다. 혼자 외롭게 여행하다보니 먼저 말을 건 한국인 친구가 반가운 듯했다. 그는 스웨덴에서 자기 삶과 여행에서 겪은 감상을 쏟아냈다.
국민소득이나 사회복지 수준이 높아 안정적이던 스웨덴 사회가 동유럽이나 북아프리카 난민이 몰려오면서 오는 혼란을 그는 싫어한다. 난민을 바라보는 세대간 갈등도 걱정이다. 이 와중에 경찰력이 약한 스웨덴 현실이 안타깝다. 그에게 조선족 조직범죄를 무력으로 섬멸한 영화 범죄도시 주인공 마동석을 소개했다. 그는 지금 스웨덴에는 마동석 같은 인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토니는 캄보디아를 좋아한다. 캄보디아인은 베트남인보다 정이 깊고 친절하다. 특히 잘게 썰어 구운 돼지고기 맛은 기가 막히다고 침을 튀긴다. 크루스 투어는 저녁식사가 포함되어 있다. 저녁식사로 나온 닭고기, 소고기, 돼지고기, 그리고 메콩강에서 건져올린 생선을 볶음밥과 야채와 곁들여 먹었다. 전 세계에서 온 여행객들은 메콩강 위에서 우리 가을 날씨 같은 선선하고 건조한 캄보디아의 겨울을 만끽했다.
메콩강 하류 방향으로 진행하는 배를 중심으로 왼쪽으로는 드문드문 고층빌딩이 스카이라인을 만들고 오른쪽으로는 아직 판자촌과 수상가옥에서 고기잡이하는 이들이 가난하지만 풍족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강가에서는 물속에서 노는 어린 여자아이의 웃음소리가 아련하게 들렸다. 그 어린아이 옆으로 20m 떨어진 작은 어선에서는 아버지와 오빠가 그물로 생선을 걷어올리고 있었다. 석양은 이내 붉어져 그 판자촌과 수상가옥, 고기잡이 배들을 선명한 진홍색으로 물들여갔다.
크루즈 투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공원에 쏟아져 토요일 밤을 즐기는 캄보디아 청년들을 만났다. 청년들은 맨발로 축구를 즐겼고 젊은 여성들은 한국 음악에 맞춰 군무를 췄다. 공원 곳곳에 무리 지어 떠들고 노는 모습이 흥에 겨웠다. 전 세계에서 온 여행객들도 함께 어울렸다. 한국보다 소득 수준은 낮지만 행복 지수는 훨씬 높다는 평가가 새삼스레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