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2일 알마티 거쳐 천년 수도로 들어가다
터키 리리화가 폭락하고 있다. 하루에 20% 넘게 통화 가치가 떨어지기도 했다. 터키인에겐 달갑지 않은 소식이겠지만 터키 여행을 앞둔 외국 여행객에겐 희소식임에 틀림없다. 원화나 달러화로 환산했을 때 터키 물가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싸졌다. 평상시와 비교해 여행 경비가 4분의 1 이상 절약할 수 있으리라. 1 터키리라가 200원에 미치지 못한다니. 불과 3개월 전과 비교해 절반 이상 떨어졌다. 한때 1 터키리라가 800원을 웃돈 적도 있었다. 예상치 않은 호재에 예산 운영에 여유가 생겼다.
이스탄불로 들어가 24박 25일 일정으로 터키 전역을 돌아다닌다. 흑해 연안 도시를 들른 뒤 아나톨리아 중부를 북에서 남으로 관통해 지중해와 에게해 연안 도시를 돈다. 거치는 도시는 이스탄불, 샤프란볼루, 앙카라, 아마시아, 카파도키아, 안탈리아, 시데, 산타스, 레툰, 페티에, 보드룸, 파묵칼레, 셀축, 에페소, 쉬린제, 베르가마, 부르소다. 비잔틴제국 1000년 수도이자 오스만투르크의 수도 이스탄불에서 4박(들어갈 때 3박, 나올 때 1박), 자연과 시간이 빚어낸 비경의 도시 카파도키아에서 3박, 지중해 최고의 휴양지 안탈리아에서 2박하고 나머지 도시는 하룻밤씩 보내고 이동한다.
터키 국민 60%가 관광으로 먹고 산다고 하니 교통, 숙박 등 관광 시설은 차고 넘칠게다. 이에 이스탄불, 카파도키아, 안탈리아만 숙소를 예약했다. 나머지 도시는 도착해서 숙소를 정할 요량이다. 7, 8월은 관광과 여행 성수기라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휴양지만 잘 곳을 예약한 것이다. 이스탄불과 카파도키아에는 민다를 통해 한인 민박을 예약했고 안탈리아는 호텔스닷컴을 통해 숙소를 정했다.
혹시나 터키 여행을 계획하는 여행객이라면 비행편을 카자흐스탄 국적기 에어 아스타나로 예약하시라. 인천에서 이스탄불까지 항공료가 85만원에 불과했다. 알마타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이스탄불로 들어가는데 러시아나 중동 항공사보다 운임이 20%가량 싸다. 대한항공이나 터키항공 같은 직항편과 비교하면 훨씬 더 저렴하다. 비행시간도 트랜스퍼하기 위해 대기하는 시간까지 포함해 16시간 안팎이다. 특히 출발 일자를 일요일로 하면 가격이 더 싸진다.
지금은 인천국제공항을 이륙한지 5시간이 지났다. 대략 한 시간 뒤에 카자흐스탄 수도 알마티에 착륙한다. 이곳에서 3~4시간 대기했다가 이스탄불행 비행기를 탄다. 알마티에서 이스탄불까지 비행시간은 6시간가량. 서유럽으로 갈 때 트랜스퍼하기 위해 이스탄불에 잠시 들른 적 있지만 도심으로 들어가 여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철기문명의 히타이트, 알렉산더대왕 치하의 마케도니아, 크세르크세크의 페르시아, 하드리아누스의 로마, 메흐메드 2세의 오스만투르크 등 문명이 전성기를 맞이할 때마다 어김없이 찾아와 세를 과시하며 문명의 꽃을 환하게 피운 곳이 터키다. 그러다보니 산과 해안에 뿌려진 고대 도시마다 유적과 유물이 즐비하고 작은 도시와 마을에도 수천년에 걸친 문명의 이야기가 차고 넘친다.
이곳에는 노아의 방주가 기착한 아라라트산이 동쪽 끝에 자리하고 서쪽 끝에 지중해에 연한 에페스에는 성모마리아 집과 사도 요한 교회, 루가의 무덤이 있다. 기독교를 세계 보편 종교로 끌어올린 사도 바울이 태어난 타르수스가 있고 이슬람 제국의 박해를 피해 기독교인들이 괴레메에 세운 지하도시가 있는 나라다. 역사의 시대를 거치면서 기독교 문명과 이슬람 문명이 덧대지고 뭉개져 세상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기인한 문명의 앙상블을 만든 곳이기도 하다. 나는 그곳 터키로 들어간다.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