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고온건조한 날씨 덕에 쾌적
이스탄불의 8월은 고온건조하다.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다 보니 수은주는 높이 올라가지만 그늘 밑에만 들어가면 서늘하다. 아침저녁으로 보스포러스해협이나 마르마라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한기를 느끼기도 한다. 한낮에 시내 곳곳을 돌아다녀도 기온 탓에 불편함이 없다. 햇볕이 내리쬐면 그늘이 있는 곳으로 움직이면 된다.
이스탄불은 개들의 천국이다. 이슬람 사원부터 번화가 거리에 덩치 큰 개들이 어슬렁거리거나 길바닥에 드러누워 잔다. 이스탄불 시민은 어슬렁거리는 개들을 어루만지며 각별하게 대한다. 개들 귀에는 인식표 같은 것이 달려있다. 터키 정부가 개들을 관리한단다. 고양이도 심심치 않게 본다. 아야소피아 성당 안에 자리 잡고 자는 고양이부터 상점 매대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들어 누운 고양이도 보인다.
이스탄불은 연인들의 천국이다. 보스포러스 해협을 오고가는 페리나 갈라타타워 같은 관광지마다 연인들이 달라붙어 물고 빨고 난리다. 부르카나 히잡을 쓴 이슬람 여인들이 무리 지어 걸어 다니는 길이나 벤치에는 연인들이 어김없이 물고 빤다. 인간의 욕망을 인위적으로 가리는 부르카와 히잡이 연인들의 사랑을 막을 방법이 없어 보였다.
갈라타 다리, 콘스탄티노플과 갈라타 지역을 잇다
갈라타 다리를 3번 걸어 넘었다. 갈라타 다리에서 골드혼, 보스포러스, 마르마라해를 조망할 수 있다. 갈라타 다리는 1층과 2층으로 구분된다. 1층에는 해산물 위주로 식당이 줄지어 서있고 2층에는 차와 트램이 다닌다. 2층 길 양쪽 보도에는 바다에 낚시를 드리우고 물고기를 잡는 이스탄불 시민들이 줄지어 섰다. 다리 밑으로는 이스탄불 아시아 지역이나 프린세스 제도를 오가는 페리나 크루즈 선박이 오고간다.
갈라타 다리에서 구시가지를 보면 술래이마니예 모스크, 아야소피아, 블루모스크 등 이슬람사원들이 빨간색 지붕들과 어울려 비경을 만들어낸다. 신시가지는 칼라타 타워만 돋보이고 눈에 띄는 건축물이나 유적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곳은 오후 7시50분쯤 지는 석양을 바라보기 최적의 장소다. 구름이 끼지 않은 맑은 날이라 그런지 석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갈라타 다리를 건너 구시가지로 들어가면 에미뇌뉴역이 나온다. 에미뇌뉴 선착장에는 고등어 케밥을 파는 식당이 3곳이 연이어 붙어있다. 식당들은 배 위에 철판을 늘어 놓고 고등어를 구웠다. 이곳에는 고등어를 구워 빵에 끼워주는 음식이 유명하다. 고등어 특유의 비린내도 나지 않고 야채와 약간 질긴 빵과 어울려 식감이 제법 나쁘지 않다. 입맛이 까다로운 내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걸 보면 웬만한 관광객이 한끼 식사로 즐길 수 있을 듯하다.
돌마바흐체 궁전, 망국의 화려함
돌마바흐체 공전에 들어가려면 뙤약볕에서 1시간 이상 줄지어 기다려야 한다. 20세기초 기울어가던 국운을 되살리기 위해 술탄 압둘아지즈가 세운 서양식 궁전이다. 오스만투르크 제국이 자랑하는 직조, 세공, 건축 기술이 총동원돼 이룬 걸작이다. 보스포러스해협에 인접해 선착장이 있고 그 너머에는 아시아가 펼쳐졌다.
터키의 보물이 즐비하지만 술탄 한 인간을 위해 이런 호화판 궁전을 세워야했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이 궁전을 세우고 오스만투르크 제국은 물락의 길을 걸었다. 마지막 술탄은 쫓겨나 유럽 곳곳을 전전하며 야인으로 살다 늘그막에 자기가 자란 돌마바흐체 궁전에 입장료를 내고 들어와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베벡,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커피숍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스타벅스라고 해서 다녀왔다. 탁심광장에서 버스를 타고 20분가량 가 베벡이라는 곳에서 내렸다. 3층 건물에 자리한 스타벅스에서 내려다본 보스포러스해협은 근사했다. 흑해로 들어가기 전에 이스탄불 신시시지 쪽으로 바닷물이 움푹 들어와 멋지 경관을 만들어냈다. 주변 언덕에는 고급 주택지들이 즐비하고 바다에는 요트들이 떠 있었다.
베벡 스타벅스를 나와 조금 남쪽으로 걸으면 베벡 공원이 나온다. 난 이곳에 훨씬 좋았다. 보스포러스 해협을 오가는 요트들이 정박했고 할아버지, 어린애 가리지 않고 동네 주민들이 바다에 뛰어들어 수영을 즐겼다. 해안에 연해 조성된 잔디밭과 숲에는 이스탄불 시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한낮의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술레이마니예 모스크, 아야소피아보다 빛난 이슬람사원
오스만투크르 전성기를 구가한 10대 술탄 술래이만이 만든 이슬람사원에 올라갔다. 골든혼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있어 경관이 기가 막히다. 보스포러스 해엽과 골드혼이 발아래 펼쳐지고 그 뒤에는 엄청난 규모의 이슬람 사원이 버티고 있었다. 골드혼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멀리 펼쳐진 보스포러스 해협은 근사했다.
입구에서 나눠주는 바지를 입고 예배당으로 들어갔다. 개인적으로 아야소피아나 블루모스크보다 술레이마니예 모스크가 좋았다. 아야소피아가 그리스정교 교회로 지어졌다가 뒤늦게 이슬람사원으로 개축하다보니 화려하지만 뭔가 어색해보이지만 술래이마니예는 처음부터 이슬람사원으로 세워져 이슬람 특유의 건축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카드쾨이, 이스탄불 아시아 지역에 자리한 활기찬 도시
에미뇌뉴에서 페리를 타고 보스포러스 해협을 넘어 이스탄불 아시아 지역 대표도시인 카드쾨이에 들어갔다. 페리를 타고 20분가량 가니깐 카드쾨이 선착장에 도착했다. 신시가지보다 규모는 작지만 옹기종기 북적이는 모습이 정겨웠다. 이스티클랄보다 거리 규모가 적다보니 인파는 거리를 가득 채웠다. 식당, 옷가게 등이 잇대어 줄지어 섰다. 소박하지만 생기가 넘치고 발랄한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