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짜농부 분투기 3화

드디어 땅을 마련하다

by 예담

남편에게 혹시 다른 땅을 본 것은 없냐고 물었다. 본 땅은 많지만, 그중에서 우리 형편에 맞는 것은 좀 전에 봤던 두 개였다고 했다. 퉁명스럽게 말하는 것으로 보아서 아무래도 땅 사는 것을 방해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것 같았다. 물론 땅을 사지 않으면 좋겠지만, 남편을 따라나선 데에는 남편의 뜻을 굽힐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땅은 언제든 살 수 있지만 언제든 팔 수가 없으니, 살 때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남편에게 내 생각을 말하니, 남편이, 그럼 당신이 원하는 땅은 어떤 거냐고 물었다. 이렇게 멀리 왔으니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은 접근성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멀지 않는 곳에 매물로 나온 땅이 있다고 했다.


가서 보니, 포장도로 옆에 있는 족히 이천 평은 넘을 듯한 큰 밭이었다. 부동산 사장 말로는, 밭주인이 분할해서 팔 수도 있다, 고 했다는 것이다. 길을 따라 사는 게 맞다면, 이 땅을 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한겨울이라 농작물이 없어 밭 가운데로 들어갔다. 추운 날이기는 했지만 해가 환하게 비치는 날이었다. 밭 가운데에 서니 따뜻한 기운이 느껴졌다. 땅을 보러 여러 군데를 돌아다녔지만 가장 내 마음에 드는 땅이었다.


결국, 네 부분으로 분할된 밭의 일부분을 샀다. 길가 쪽을 선택하는 바람에 600평 가까이 사야 했다. 원하던 땅의 두 배나 되었고, 금액도 부담스러웠지만, 적립해 두었던 공제회비에서 충당하기로 했다. 남편은 내 명의로 계약하라고 했지만, 남편과 공동명의로 했다. 농사짓는 머슴보다는 농사짓는 주인이 나을 것이다. 어찌하다 보니 남편 꿈도 이루고, 땅 사는 것을 반대한 덕분에 내 이름이 올라간 땅이 생겼다.


남편이 땅을 산다고 노래를 부를 때마다, 회원제 주말농장에서 5평 정도면 쌈 채소 정도야 충분히 키워 먹을 수 있다며 말렸었다. 30평 정도 지으면 고구마, 감자도 캐서 먹을 수 있는데, 일 년에 채소를 얼마나 먹는다고, 땅을 사서 농사를 짓겠다고 나서느냐고도 했다. 땅 살 돈의 이자만으로도 최고급 유기농을 사서 실컷 먹어도 남겠다면서 어깃장을 놓았다. 결국에는 이렇게 될 것을, 예전에 땅 산다고 할 때 말리지나 말걸. 그랬다면 사는 곳 가까운 곳에 땅을 마련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어쩌랴. 후회할 때는 이미 늦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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