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의 해제

by 시선siseon

아침햇살이.. 따스하다. 아침햇살을 받으며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에 앉아있으니, 살아있는 것 같다. 감각이 깨어있는 기분. 김수우 시인이 말했던 "감성이 깨어나 촉촉해지는" 기분을 오롯이 공감한다.


잊고 있었다. 이런 순간이 얼마나 행복한지. 이 순간들을 가질 수 있다면 다른 어떠한 무료한 일상조차도 살아갈 만하겠다고 읊조렸던 기억을. 길가에 몰려다니는 차들도, 테이블을 정성스레 닦으시는 아주머니도, 깃대에 나부끼는 깃발도, 시선을 돌리는 곳 어느 것도 허투루 보이지 않는다. 내가 열리자 이제야 사람의, 사물의 이야기가 들려온다. 나 자신의 감정, 고통과 관성에 갇혀 한 뼘 밖도 보이지 않았던 세상에 이제 나의 경계를 풀고 서서히 스며들어 간다. 마음껏 넓어지고, 확장된다. 아. 나는 더 이상 갑갑하지 않다. 숨을.. 마음껏 쉴 수 있다.


그제야 한 톨,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그렇게나 손에 잡히지 않던 글 작업. 기록의 희열을 익히 모르는 바 아니었지만 자꾸만 멀어지던 글쓰기에 성큼, 다가설 수 있다. 내 안에서 무언가가 차올라야 글 쓰기도 가능한 것이거늘. 그러나 그 차오름은 그리 별다르게 일어나는 것이 아니었다. 스스로 갇혀있었던 경계가 스멀스멀 풀리는 순간, 내 안에 가득 들어찼던 생각들이 비로소 글로 해방된다.


이 순간을 쫒아, 오늘도 산다. 하루를 살아내는데 그리 큰 의미가 필요한 것이 아니거늘. 내가 세상에, 세상이 나에게 들어차는 충족감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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