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에 가보셨나요?

by 시선siseon

오늘은 오랜만에 친구와 만나는 날이었다. 우리가 만날 때면 의례 들르는 곳은 독립서점인데, 그곳은 늘 생각지 않은 선물을 두 손에 받아 안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공단과 주거단지가 어지럽게 섞여있는 혼란한 도시의 모퉁이, 그곳에 있는 작은 서점이었다. 행여 가게들이 문 닫길 좋아하는 월요일에 충동적으로 가게 된 그곳도 열지 않은 것은 아닐까 걱정스레 발걸음을 옮기다, 또 눈앞에서 가게를 지나치다 결국 기어코 찾아들어가고 만 그 서점은 다행히도 오늘 만남치의 선물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그곳은 마치 모두의 조그마한 꿈들이 총천연색으로 모인 곳 같았다. 독립서점이라 한들 사실 독립 서적으로만 공간을 채우기 쉽지 않은데, 그곳에 입고된 독립 서적들의 양은 대도시의 서점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많았다. 한 권 한 권, 대형서점에서는 쉬이 보지 못할 각양각색의 책들이 놓인 선반은 우리의 발걸음을 한참이나 그곳에 붙들어두었다.


독립 서적을 보면 자연스레 한 땀, 한 땀 그 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을 작가의 마음이 보인다. 기존의 출판 시스템에 기대지 않은 채 글을 쓰고 출판을 결심하고 에디팅을 하고 책의 제목부터 편집, 인쇄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과정을 스스로 해나갔을 그 마음이 먼저 닿는 것이다. 얼마나 하고 싶었으면. 조용히 읊조려 본다. 나도 늘 글을 쓰지만 그 과정을 해내 보겠다는 결심이 쉬이 서지 않기 때문에 그 일을 먼저 해낸 일종의 '선배'들의 결과물이 더욱 대단해보인다.


그래서 오늘은 유난히, 에세이집에 손이 갔다. 그리고 어쩌면 조금은, 힘을 얻었다. 한편 한편은 짧고 힘이 좀 부족할지언정, 그들이 모이고 하나의 제목으로 관통하여 책의 형식을 띄자 모두를 계속 읽고 싶은 마음이 났다. 그렇지. 물론 블로그나 인터넷으로도 글을 접하고 마음에 와 닿으면 그 작가의 글들을 계속해서 찾아보기는 하지만, 역시 종이라는 매체가 주는 그 서정성과 엮어진 책장들이 가지는 힘이란. 어쩌면 누군가의 일기로 치부해버릴지 모르는 글들이 모이고 또 모여 어느새 하나의 형태를 이룬 공감과 연대를 형성하는 하나의 근사한 도구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오늘도 꼭 내 맘 같은 책 두 권을 집어 들고 - 선물로 받아 - 가지고 왔다. 오늘 나에게 간택된 책들(?) 역시 독립서점에서 너무나 강렬한 각각의 개성 있는 책들이 뿜어내는 아우라에 묻혀있을 때 보다 집에 가져와 보니 홀로 더욱 아름답고 매력적이다. 하나는 이별 후의 단상을 엮은 책, 홍선아의 `사랑은 페르소나`이고, 또 한 권은 혜연의 `사라지는 시간 속에 살고 있을 뿐이야`라는 책. 먼저 집어 든 홍선아의 책은 절반만 읽었을 뿐인데 벌써 작가의 마음이 불쑥, 나에게 와닿았다. 감사히 읽고, 나도 열심히 써야지. 역시 독립서점, 그리고 독립 서적은 글 쓰는 이들에게 크나큰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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