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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선siseon Jan 22. 2022

로또에 당첨되어도 일할 당신이라면

'성취'의 의미

한 100억쯤 로또에 당첨되면 넌 일 할 거야? 묻는다. 고민을 할 법도 한데 보통은 꽤 명확하게 대답이 곧 돌아온다. 아니, 일을 왜 해? 하는 부류와 응, 돈 상관없이 일하면 얼마나 좋아.라고 말하는 부류. 이런 대답의 차이는 '성취'에 관한 입장 차이에서 온다.  


'성취'라는 것을 일상 속에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보통 이런 부류가 성취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안정'이다. 지금 현재 상황에서 불안한 것이 없고 편안한 상태. 그 상태라면 굳이 어떤 의욕을 가지고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만족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반대로, '성취'라는 것이 일상에서 매우 중요한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안정감은 그렇게 높은 가치가 아니다. 안정은 무기력의 다른 말이라고나 할까. 안정적인 상태에 있으면 오히려 무기력감을 느끼기 십상이다. 이런 부류는 일을 선택할 때도 돈을 적게 벌지만 자신에게 의미 있다고 느껴지는 일을 하는 것과 돈을 많이 벌지만 일로 인해 느끼는 성취감이 없는 일 중 선택하라고 하면 당연히 돈을 적게 버는 일을 선택한다.


그런데 '성취'라는 것 또한 기준이 모호하다. 일상에서의 성취는 어디에서 오는가? 성취는 사실 '목적한 바를 이루는 것'이다. 즉, 먼저 목적한 바가 있어야 하고 이를 이루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보통 그 목적한 바는 자신이 의미를 부여한 것들이다. 이 기준은 사람마다 다른데,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매우 힘들어하는 육아를 통해서도 성취를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아이를 기르는 과정 그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해나감으로써 아이의 성장을 성취로 느끼는 것이다. 일을 통해서 느낀다면 자신이 하는 일이 가진 목적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일을 해냄으로써 얻는 것이 성취감 일 것이다.


성취감이 중요하든 중요치 않든, 어떤 것을 성취로 느끼든, 사실 이 부분에는 옭고 그름이 없다. 성취감이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라면 그것을 쫒는 것이고 그것이 아닌 안정감, 혹은 다른 무언가를 추구한다면 그뿐이다. 그런데 내가 요즘 성취감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이 드는 것은 역시나 나는 '성취'형 인간인데 그 성취를 어디서 얻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때문이다.


누군가 나에게 로또 걸리면 일할 거야?라고 물었을 때, 나는 의심의 여지없이 응, 이라고 대답했다. 심지어 그 순간을 상상하는 것이 행복했다. 자금이 충분하다면야 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에게 '돈을 많이'주면서 부담 없이 할 수 있을 것이 아닌가. 그러니까 나는 돈을 벌어서가 아니라,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스스로 의미 있고, 그 의미를 누군가와 공유하는 순간이 좋아서 일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직장에서 그런 '의미'와 '동료'를 지속적으로 찾는다는 것은 사실 거의 사기에 가깝다. 이렇게 아무 문제없이 좋기만 한다고?를 의심해봐야 할 정도라고나 할까. 특히나 직장이란 내가 최고 보스가 아닌 이상 일의 목표가 지속적으로 바뀌고, 그런 상황에서 선택과 결정을 하는 것은 나의 콜이 아니다. 내가 아닌 타인의 의지와 뜻을 계속 따르면서 일에 불편함이 없을 만큼 나와 생각, 가치관이 있는 대표를 만난다면 나는 얼마든지 함께 할 수 있지만, 그 또한 로또 맞는 수준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그럼 어쩔 것인가. 내가 자금력이 빵빵해서  사업을  것도 아니고, 직장에서도 그런 성취가 쉽지 않다면. 그런데 내가 느끼는 성취의 기준은 '함께하는 의미 있는 '에서 온다면. 여기서 지금 내가 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아마도 욕심 때문일 것이다. 세상의 이치가  가질  없는 것인데, 아마도 나는 지금 '단단한 '이나 '부드러운 ' 찾고 있는 것이겠지. 당분간은  주제가 계속 화두일  같다. 성취가 중요하다면서 이도 저도 싫다는 나는 뭐가 문제인지.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그러니 힌트를 구하고 싶다. 로또가 당첨되어도 일을 할 당신이라면, 어디서 성취를 느끼시렵니까? 어디서 성취를 느끼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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