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의 술이라 했다. 명절 선물로 받은 술을 별 기대 없이 땄다가 너무 맛있게 한 병을 완병 했다. 크으. 역시 뭐든 정성이 들어간 것은 그 값을 한다.
나는 술을 좋아한다. 노동 끝에 마시는 시원한 맥주, 출출할 때 마시면 기분 좋게 배를 채워주는 막걸리, 다소 밋밋하거나 느끼한 양식에 풍미를 돋아주는 와인, 안주가 없어도 다채로운 맛을 선사하는 위스키. 상황에 따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풍미의 술들은 인생을, 일상을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옛 어른들(?)이 술 오래 마시려면 체력 관리하라고, 술 먹으려고 체력을 만드는 거라는 말씀을 우스개 소리로 들었던 지난날이 자꾸만 떠오르는 요즘이다. 컨디션이 그저 그런 날은 취하기도 전에 두통이 먼저 와서 더 마실수 없는 슬픔이 종종 온다. 무겁기만 한 하루들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다면 그건 분명 정성으로 빚은 술 덕이다. 술 체력! 관리의 의지를 한껏 불태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