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상환 방식과 이자비용 차이 알기
돈, 돈, 돈.
머릿속에 온통 돈 생각밖에 없다. 평생 숫자와 금융을 멀리하고자 최선을 다하여 살았더니, 오늘 나의 무지에 된통, 당했다.
대출을 해야 했다. 제법 큰돈이긴 했지만 금방 돈을 융통하여 갚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빌리는데 별 부담이 없었다. 게다가 요즘 세상 좋게 대출은 스마트폰 붙들고 단 오분이면 가능하지 않은가! 이제와 생각하니 직접 은행에 가서 대출신청을 했더라면 친절한 은행 직원이라도 나의 무지를 일깨워 줄 찬스가 있었을 텐데, 대출 초보는 현대 문명의 편리함과 함께 아무런 의심 없이 해맑게, 무시무시한 대출의 세계로 발을 들이었다.
생각해보면 대출을 할 때 가장 중요하고 유일하게 생경한 것이 아닌가. 바로 빌린 돈을 어떻게 갚을 것이냐! 그러나 친절한 은행 앱은 그렇게 친절하게 질문하지 않는다. '대출 상환방식'을 선택하시오. 1) 원금균등분할상환 2)원리금균등분할상환 3)만기일시상환. 그래서 나는 당당하게, 방식에 따라 총이자가 얼마씩 인지를 확인했다. 그리고 1, 2번이 3번 이자에 비해서 거의 반값, 그중에서도 1번이 제일 적길래 그저 1번을 선택했다. 뭐 곧 한방에 갚을 텐데 무슨 상관이람.
그러나 세상일은 역시나 그렇게 내가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조만간', '한방에'로 계획되었던 나의 대출은 장기전으로 바뀌었고, 그제야 나는 내가 어떤 대출을 했는지 살펴보기 시작했다. 음. 원금균등분할상환을, 1년 만에. 1년이 선택할 수 있는 기간 중 제일 짧다고 1년을 선택했군. 그리고 매월 지불해야 하는 금액을 조회. 헉. 뭐야, 이거 내 한 달 월급이잖아?!
1. 원금균등분할상환
빌린 돈(원금)을 매 달 똑같이(균등) 나눠서(분할) 갚는다(상환). 즉, 총 빌린 금액을 개월 수로 나눠서 동일하게 갚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자는 잔금(앞으로 얼마를 더 갚아야 하는지)을 기준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매달 책정되는 이자가 달라진다. 즉, 시간이 지날수록 잔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자도 같이 줄어드는 방식이다.
2. 원리금균등분할상환
빌린 돈과 이자(원리금)를 똑같이(균등) 매달 나눠서(분할) 갚는다(상환). 즉, 즉 빌린 돈과 이자를 합한 금액을 매달 똑같이 나눠서 갚는 방식이다.
3. 만기일시상환
대출기간 중 가장 마지막 시점(만기)에 한 번에(일시) 빌린 돈과 이자를 갚는다. 주구장창 이자만 납부를 하다가 마지막 달에 원금을 갚는 방식이므로 얼핏 보면 매달 내는 돈이 적어서 혹할 수 있지만 은행이 가장 좋아하는 방식이다. (즉 이자를 가장 많이 낸다). 초기 부담금이 적어서 수입이 일정치 않은 경우 유리할 수 있으나 대출 만기 시 원금을 갚아야 하는 부담이 있는 상환방식이다.
자, 이렇게 세 가지 방식은 그럼 최종 이자가 어떻게 차이 날까? 결론부터 말하면 원금 균등 <원리금 균등 <만기 일시 순이다. 그런데 그 차이가 만기 일시 상환이 월등하다. "은행에 납부해야 하는 이자의 기준은 앞으로 갚아야 하는 금액을 기준으로 책정이 되므로 마지막까지 원금을 꽁꽁 쥐고 있는 만기 일시상환이 초기에는 이자라는 적은 돈만 은행에 주면 되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많은 이자를 내야 하는 방식이 되는" 셈인 것이다.
그러하다. 그러니 나는 나의 무지로, 기간도 1년으로 제일 짧게 했으면서 이자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원금을 균등하게 상환하겠다고 덜컥했으니, 첫 달에 어마어마한 지불 금액을 떠안게 되었다. 원금을 12개월로 나눈 금액에, 첫 달이 잔액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달이니 이자마저 가장 많은 달이 아닌가!
망했다. 망해도 이렇게 망할 수 없다. 어디 가서는 쪽팔려서 말도 못 하겠지만, 돈.. 과 관련해서는 혼자 쓸데없이 다시는 당당하지 않기로 백번 천 번 다짐한다. 그리고 일견.. 그래.. 대신 일 년만 굶으면 기대치 못한 목돈이! 하고 긍정 회로를 돌려본다. 가뜩이나 남들은 부동산으로 몇억씩 번다가 요즘 가장 흔한 가십인 마당에 당장 내일부터 커피 한잔 맘 놓고 못 사 먹을 것 같지만 뭐.. 애당초 언제는 여유란 게 있었나. 그나마 이런 저축이라도 안 하는 것보단 나으리라 마음을 다잡으며.. 흑. 내일부터 혹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