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감정과 생각은 내가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내가 진짜 나일까?" - 게오르크 롤로스의 책을 만나서

by 시선siseon

아침, 일어나서 분주히 출근 준비를 한다. 나가기 전 마지막으로 거울을 보고 옷매무새를 다듬는다. 흠. 깔끔하군. 외모 체크 완료. 그런데.. 마음 상태는?


우연히 서점에서 집은 책, "내가 생각하는 내가 진짜 나일까? - 게오르크 롤로스 지음, 유영미 옮김(2020)"을 덜컥 사들고 온 건 순전히 저 한 줄 때문이었다. 커피 얼룩이 묻는 옷을 입고 집 밖을 나가는 일은 없을지언정 우리는 두려움이나 걱정, 분노는 아무렇지도 않게 잔뜩 품고 세상으로 나간다. 그렇게 우리가 모든 악의 근원이기 때문에 인간의 의식을 연구해야 한다던 칼 구스타프 융(1959년도 인터뷰 中)의 말을 바로 나 자신이 오늘 증명할지도 모르는 불안한 하루를 시작한다.


저자가 말하는 핵심은, 우리를 지배하는 마음 상태, 자아상, 판단, 생각 등이 바로 곧 우리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들은 끊임없이 변한다. 그때그때 다른 모습으로 나를 스쳐 지나가는 것일 뿐, 그것이 곧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나 자신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 나 자신이란 무엇인가? 나 자신은 그렇게 끊임없이 스쳐 지나가고 바뀌는 마음 상태와 감정, 자아상과 판단, 생각들을 끊임없이 관찰하는 '내 곁에 선 자'이다. 여기 내가 있다. 어떤 감정상태와 이성, 소위 특정 에고의 방에 들어가서 허우적거리는 내가 있다. 그리고 그런 나를 지켜보는 자, 관찰하는 내가 존재한다. 진짜 나는 누구인가. 순간순간의 감정과 생각, 불안에 사로잡혀 다양한 에고의 방을 들락이는 존재인가, 그 불안전한 모습을 곁에서 관찰하는 관찰자, 내 상태의 산증인인 그 곁에 선 자 인가.


인간에게는 다양한 에고의 방이 있다. 저자가 정의한 에고의 방은 열 개이다. 통제의 방, 열등감의 방, 결핍의 방, 오만의 방, 죄책감의 방, 부정의 방, 저항의 방, 탐욕의 방, 혼란의 방, 무기력의 방. 어느 방에 들어가 있느냐에 따라서 세상을 대하는 나의 태도와 생각, 행동은 180도 달라진다. 그러니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각'하는 것. 지금 나의 '주의'와 '믿음'이 어느 방에 들어가 있는가. 수없이 떠오르고 흘러가는 생각과 감정, 현실과 공상의 생각 중에서 나는 어떤 것에 '주의'를 기울이고 '믿음'을 주고 있는가.


이렇게 지각하는 것의 목적은 지각을 통해 그 에고의 방에서 빠져나오는 것이다. 에고의 방으로 들어가지 않고 그 밖의 뜰에 머무는 것. 그로 인해 평안을 유지하는 것. 내면의 지옥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저자가 소개하는 방법, 마음 챙김의 4단계는 다음과 같다.


1) 유일하게 진짜로 존재하는 '지금 여기'로 돌아오는 것.

2) 상황을 있는 그대로 다정하게 지각하기

3)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4)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기


성급하게 현혹 당해 어떤 생각으로 주의가 집중된다면 나의 '주의'와 '믿음'을 다시 거두어서 지금 여기로, 그리고 더 의미 있는 것으로 향하게 하는 것. 이를 통해 의식을 평화와 고요로 가득 찬 광활한 우주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


이 책을 아직 모두 읽지는 못했지만 반복해서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명상'이라는 이름으로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접했던 다양한 내적 갈등을 해소하는 방법이 이 책에서 나에게 가장 설득력 있게, 잘 정리되어 전달되었다는 점이다. 나는 이로서 명상의 세계를 이해하고 좀 더 나 자신을 다정하게(?) 다루기 위한 생각의 수련을 좀 더 고민해보고자 한다. 그저 숨만 쉬고 하루를 살아내기에도 버거운 인생에, 도움이 되어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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