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탈하기만 하여라

by 시선siseon

가족과의 만남이 있는 날이면 전날부터 괜스레 긴장이 되곤 했다. 모두의 최선이 모여 최악이 되는 상황. 가족의 모임은 의례 그렇게 끝나곤 했던 터다.


그리고 오늘. 오늘도 물론 그런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염려가 과했던 덕인지 무난히 넘어갔다. 더 이상 보호자가 아닌 가장 보호가 필요한 존재가 되어버린 엄마. 그 역할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 모두에게 이제는 조금씩 적응이 되는 것일까. 아님 그저 만남의 공백이 긴 오랜만의 만남이었기 때문일까.


여하튼, 아이들이 잘 뛰어놀고 함께하는 시간에 별다른 갈등이 없었다는 사실 만으로 오늘의 고단함은 꽤 노곤함, 기분 좋은 노곤함을 동반하는구나.


늘 이렇기만 하기를. 소름 끼치게 좋지 않아도 좋으니 그저 서로의 상처를 더하는 일만 없기를.

작가의 이전글내면의 아이에게 다가가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