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 웃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택배 업계 종사자들이다. 비대면 온라인 쇼핑의 폭발적인 증가에 힘입어 택배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자연히 택배 물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20년 1~8월 물량은 2019년 동기에 비해 20% 증가한 21억 6034만여 개를 기록했다. 택배 배달 건수에 따라 수입이 책정되는 택배 기사들은 코로나19가 진행 중인 요즘이 제일 바쁜 시즌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택배 기사들의 수입에 대해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어떤 사람은 택배기사가 대기업 회사원보다 더 많이 번다고도 이야기한다. 3년 차 택배기사가 월 600만 원을 번다는 기사가 보도되기도 했다. 회사에 따라 수익이 천차만별이라고도 하는데, 그렇다면 쿠팡맨과 일반 택배업체 기사의 수입은 정확히 얼마나 될까?
‘쿠팡맨’은 2014년 쿠팡이 도입한 로켓 배송 담당 인력이다. 쿠팡맨은 회사 소속으로 분류되어 매달 일정한 급여를 지급받는다. 급여는 쿠팡에서 지정한 ‘레벨’에 따라 다르다. 레벨은 쿠팡맨/시니어쿠팡맨/프로쿠팡맨/마스터로 나뉜다. 레벨은 분기마다 생산성/안전/고객 경험/조직문화 등에 따라 받는 ‘잡포인트’로 결정된다. 대부분은 쿠팡맨이나 시니어쿠팡맨 레벨에 있다.
쿠팡맨의 평균 연봉은 3500만 원 수준이다. 월 급여는 3개월의 수습 기간을 지내는 신입일 때 275만 원이다. 수습 기간이 끝난 후엔 약 280만 원을 받는다. 여기에 택배 개수에 따라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5년 차인 시니어쿠팡맨의 월급은 340만 원 정도다. 주 6일 근무 등을 자원해 평균적으로 4500만 원까지 벌 수 있었다. 다만 최근엔 주 52시간제에 따라 근로시간이 단축되며 10%가량 임금이 감소되었다.
한편 일반 택배기사는 모두 집배점과 계약을 맺는 개인사업자로 분류된다. 따라서 월급도 고정적으로 받지 않는다. 택배를 배송한 만큼 배송비에서 수수료를 받는다. 배송비가 2400원이면 수수료는 대략 800~1000원 정도다. 신입들은 하루에 100~200개 정도 배송하지만 숙련자들은 300~400개씩 배송한다.
배송 업계 1위를 차지하는 CJ대한통운의 택배기사들은 평균 연봉은 7000만 원 수준이다. 2018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이는 개인사업자의 평균 연봉인 4290만 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택배기사들의 월 급여는 세전 약 551만 원이다. 실제로 3년 차인 한 CJ대한통운 택배기사는 하루 300건가량 택배를 배송하고 월 600만 원을 받았다. 택배기사 중 일부는 연 1억 이상을 받는다. 이들은 주로 개인영업으로 대형 거래처를 확보해 집화에 집중한다.
일반 택배기사들은 소득이 많은 만큼 지출도 많다. 개입사업자이기 때문에 택배차를 구매해야 하는 초기 비용이 든다. 택배차는 보통 1000만 원에서 2000만 원 사이다. 이에 차량 유지비, 기름값, 세금, 보험료 등이 한 달에 200만 원 정도 들어간다. 반면 쿠팡맨은 회사 소속이라 배송 차량과 유류비, 통신비 등을 전액 지원받는다. 4대 보험 및 각종 복리후생, 연차휴가도 적용된다.
개인사업자인 만큼 일반 택배기사는 물류운송 계약서도 쓴다. 이때 자신이 담당한 구역의 배송물을 소화할 것을 조건으로 계약한다. 따라서 하루의 물량을 무조건 소화해야 한다. 이는 결국 악천후 속에서도 물건을 배송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6-7시간에 달하는 택배물 분류작업을 무급으로 해야 하는 등 업무 환경에서 쿠팡맨보다 비교적 열악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가 지속되며 택배 물류량이 급증했다. 이러한 상황과 맞물려 배달 기사들의 처우 개선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입사 4주 차였던 비정규직 쿠팡맨이 과로로 숨지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노조 관계자는 “시간당 20가구 정도 배달을 한 것 같다”며 말도 안 되는 물량이라고 호소했다.
한편 CJ대한통운은 대구, 경북 지역에 무료택배를 배송해 반발을 샀다. 회사 측은 무료택배를 배송한 경우 택배 기사들에게 건당 730원가량의 수수료를 정산해주겠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평시였다면 배송료가 더 붙었어야 할 물품까지 무료 택배 범위에 포함된다는 점이다. 때문에 기사들이 일한 만큼 수수료를 받지 못할 수 있었다.
겉으로만 봤을 땐 고수입을 올리는 듯한 택배기사다. 하지만 기사들 모두가 공통적으로 '과중 노동'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한다. 2020년에만 택배기사 7명이 과로사로 숨졌다. 이 밖에도 개인사업자인 신분과 일정치 않은 급여 등 택배 기사들의 숨은 고충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