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에 대해 대비하는 태도가 필요한데, 사고나 질병에 대한 대비로 우리는 보험을 들어둔다. 그런데 오는 7월 1일부터 도입 예정인 4세대 실손보험에 대한 말이 최근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다. 각 보험사에서는 비급여 항목에 대한 보장이 낮아지니 이전 버전인 3세대를 6월 안에 가입해야 한다며 권유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꼭 4세대가 유리한 것은 아니라며 주의를 요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을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우리는 일 년 뒤, 한 달 뒤뿐만 아니라 당장 한 시간 뒤에 스스로에게 어떤 일이 닥쳐올지도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건강에서 작고 큰 문제가 생겨날 경우 큰돈이 뭉텅이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로 우리는 자신에게 적합한 보험상품에 가입하곤 한다.
그런데 최근 4세대 실손보험에 대한 얘기가 시끄럽다. 현재까지는 3세대 실손보험이 적용되고 있었지만 다음 달인 7월 첫날부터는 보험료를 차등 적용한 4세대 실손보험이 적용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해당 시기부터 기존에 판매되던 3세대 실손보험은 판매가 중단된다.
이에 따라 각 보험사에서는 4세대 실손보험 출시를 앞두고 '옛날 보험이 최고'라는 논리를 들이대며 이전 상품에 서둘러 가입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이전부터 실손보험 상품에 가입하고 있던 사람들에게도 고민은 존재한다. 2009년에 처음으로 가입했다는 한 남성은 1세대 실손보험을 아직 가지고 있었는데 옛날 것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게 유리한지, 혹은 4세대 실손으로 갈아타는 게 이득인지 보험사 설명만 들어서는 감이 안 잡힌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실손보험이란 보험 가입자가 사용한 의료비 중에서 건강보험에서 보장해 주지 않는 부분을 실비로 채워주는 보험이다. 쉽게 말하자면 보험에 가입한 고객이 질병이나 상해로 병원에서 입원이나 통원치료를 받을 때 당사자가 실제 부담한 금액을 보장해 주는 보험을 말한다. 여기서 '실손'이라는 용어는 실제 손실을 보상한다는 뜻이다.
실손의료보험은 2003년 공적 건강보험을 보조하는 방식으로 처음 도입되었는데, 전체 국민 중 70% 이상이 가입하면서 제2의 건강보험, 또는 국민보험으로도 불려왔다. 한편 이는 일부 비갱신 보험과 달리 병에 걸릴 확률과 보험금 지급 횟수 등을 반영해 보험료가 3~5년에 한 번씩 조정된다. 나이가 들수록 보험료가 오르며 보험사에 따라 만 60세~65세까지 가입이 가능하다.
그중 1세대 실손보험은 2009년 10월 표준화가 되기 이전까지 판매되었던 구버전 실손보험을 의미한다. 2세대는 2009년부터 2017년까지 판매되었던 표준화 실손보험, 3세대는 2017년 4월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신(新) 실손보험을 뜻한다. 이에 따라 다음 달부터 판매를 시작하는 실손보험이 4세대가 된다.
그렇다면 1세대에서 4세대까지 실손보험은 어떠한 점이 차이가 있고 특히 소비자에게 가져다주는 효용이나 비용 측면에서는 어떤 것이 유리할까? 업계 관계자는 가장 큰 차이점이 '자기부담금'이라고 말한다. 1세대 실손의 경우 자기부담금이 거의 존재하지 않고, 2세대 실속은 자기부담금이 10~20%, 3세대와 4세대는 20~30% 수준이다. 단순히 놓고 보기에는 과거에 출시된 실손보험이 가성비가 좋은 것처럼 느껴진다.
3세대와 4세대를 집중적으로 비교해보자. 현행 3세대 실손보험은 급여와 비급여를 통합한 기본형뿐만 아니라 도수치료를 비롯한 비급여 부문이 결합된 상품이다. 일부 가입자들이 제도를 악용하여 과잉치료를 받아 전체 가입자의 보험료를 과중시킨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이에 따라 개정된 4세대 실손보험은 의료 이용량에 따라 기본 보험료를 차등화했으며, 도수치료와 같은 비급여 향목의 보장범위를 축소시켰다.
이에 따라 병원을 자주 가지 않는 보험 가입자나 갱신 계약 보험료를 부담스럽게 느끼는 사람들은 4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타는 것이 나을 수 있다. 하지만 비급여 항목의 진료를 자주 받는 이용자의 경우 기존의 3세대 실손보험이 보다 유리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높은 보험료를 감당 가능하다면 보장범위가 넓은 3세대 상품을 유지하는 것이 낫다"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기존 실손보험의 경우 높은 보험료가 부담될 수 있다. 분석에 따르면, 매년 손해율 110%를 유지하면서, 보험료가 10%씩 오른다고 가정한다면, 1세대 실손보험에 가입한 40세 남성의 보험료는 3만 8,237원에서 50세 9만 9,117원 60세 25만 7,239원 70세 66만 7,213원까지 오르게 된다. 보험료 인상이 부담스럽다면 현시점에서 갈아타기를 고려해볼 수도 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달 1일부터 적용될 예정인 4세대 실손의료보험을 두고 판매를 포기하거나 망설이는 보험사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실손보험 상품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손해보험사와 달리 생명보험사의 경우 4세대 실손보험에 대해 '팔수록 손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다수의 생명보험사에서는 지난 한 달 동안 "4세대 실손보험 출시 여부를 아직도 결정하지 못했다"라며 상품 취급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생명보험사 중에는 라이나생명, AIA생명, 오렌지라이프, KB생명 등이 이미 몇 해 전에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고, 신한생명, 미래에셋생명도 지난해 실손보험 판매를 포기했다.
손해보험사 중에서도 에이스손해보험, AIG손해보험 등이 실손보험을 팔지 않는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 역시 "실손보험은 현재 가입자가 3,000만 명을 넘어서 국민보험의 성격이 강하다 보니 쉽게 발을 빼기도 어렵고 눈치만 볼 수밖에 없다"라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보험사가 판매하는 개인 실손보험은 손실 규모가 2016년 1조 5,568억 원에서 2020년 2조 5,008억 원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보험사에서는 이미 4세대에 대한 준비를 마치고 판매 개시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각 제도를 상세히 알아보고 스스로를 위해 가장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