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3,200포인트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주식에 대한 열풍이 여전히 뜨거운 가운데,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을 일컫는 '동학 개미' 중 300만 명가량은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내의 한 중소기업 대표 역시 삼성전자 주식을 50억어치나 매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불러 모았다. 자세한 내용을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지난해 초 코로나 공포로 인해 곤두박질쳤던 주가는 저점을 찍고 치고 올라오더니 유례없는 주식투자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조사에 의하면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고 있는 개인투자자 수는 약 1,000만 명에 달하는데 그중에서도 3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작년 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전염병이 처음 발생해 확산되기 시작하던 시기에는 주가가 40,000원 대까지 내려왔다. 하지만 바닥을 치고 반등을 시작한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더니 올해 초인 1월 11일에는 장중 96,800원이라는 기록적인 수치까지 달성했다. 십만 전자를 눈앞에 둔 순간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식은 공매도가 재개된 5월 전후를 기점으로 주가가 하락하더니 7~8만 원 사이에서 내려갔다가 올라갔다를 반복하면서 횡보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를 향해 '올해 들어 가장 재미없는 주식'이라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코스닥 상장사 디알젬은 삼성전자의 주식 7만 4천404주를 약 50억 원에 취득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디알젬은 X-Ray를 비롯한 영상 진단 장비를 제조하는 기업으로 약 90여 개 국과 거래하여 매출액 대비 수출 비중이 80% 수준에 이르는 곳이다.
디알젬은 무난한 실적을 유지하다 지난해 크게 성장했는데 특히 작년 2분기에 코로나 판독을 위한 이동현 X-ray 공급이 늘면서 매출액 및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실적이 다소 저조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190억 원, 영업이익은 26억 원에서 53% 줄어든 12억 원을 기록했다. 주가 역시 작년 상반기에 급등했으나 8월 이후부터는 줄곧 하락해 현재 전 고점을 되찾지 못한 상태로 1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디알젬이라는 회사는 왜 삼성전자의 주식을 매입한 것일까? 기업 관계자는 50억 원의 주식을 취득한 목적에 대해 "단순 투자"라고 밝혔다. 디알젬은 이를 모두 현금으로 사들였으며 매입 당시 삼성전자의 주가는 주당 67,200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디알젬이라는 회사가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한 사실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엇갈리는 평가를 내놓았다. 작년 초 대비 삼성전자 주가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던 상황이라, 디알젬이 매수한 6만 원대의 가격이 이미 고점이라는 의견과 이와 반대로 향후 더 오를 여력이 있다는 의견이 상충했다.
디알젬은 당시 자기자본인 325억 원의 15%에 해당하는 큰돈을 들여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했다. 그렇다면 이 선택은 과연 옳은 결정이었을까? 현재 시점에서 이를 분석해보면 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들어 지지부진한 상황이긴 하지만 여전히 디알젬이 매수했던 당시 가격보다는 주당 만 원 이상 높은 가격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67,200원에서 7월 5일 오전 기준 80,500원으로 올랐다. 디알젬은 당시 74,404주를 50억 원에 매수했고 이를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현재 가치는 59억 9천만 원에 달한다. 즉 디알젬은 삼전 주식을 매수하여 8개월 만에 10억 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계산된다.
한편 코스피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뛰어넘었는데도 삼성전자 주가가 횡보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300만 삼전 주주들은 어떠한 방향으로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할까?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상반기 주가 부진이 1분기 반도체 실적 부진과 5월 3일 재개된 공매도 등의 악재가 겹친 탓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이 하반기에는 달라질 예정이라고 예측을 내놓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3분기와 4분기로 갈수록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실적이 개선되면서 주가가 박스권을 다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또 다른 주식 전문가 역시 "올해 3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70조 원을 상회하여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시가총액 대비 이익이나 증권가에서 내놓는 주가 전망 등을 고려하면 삼성전자보다 더 나은 대안은 현재로서는 찾기 어렵다"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주가가 장기적으로는 우상향하겠지만 아직은 파운드리 부문의 경쟁력 강화, 총수의 부재 등의 숙제가 남아있어 당장의 투자 결정은 신중하는 것이 좋다고 반박을 내놓기도 했다. 수백만 명이 넘는 삼성전자 주주들은 언제쯤 다시 방긋 웃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