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 병에 걸린 아들이랑 귀찮아 병에 걸린 엄마
11화 소떡소떡이 다툴일이야?
어제는 아이와 떡꼬치 때문에 티격태격했다. 팔이 아프다는 아이 병원에 데려갔다가 집에 가는 길이었다. 집 앞 떡집에서 떡볶이 떡을 사다가 집에 있는 소시지와 컬러버래이션해서 소떡소떡 해 먹자는 이야기까지는 화기애애했다. 아이가 레시피를 검색해서 소스도 만들고 어쩌고 하는데 그냥 있는 칠리소스 먹자고 했다. 갑자기 간단한 간식 만들기가 거추장스럽게 느껴지고 귀찮아졌다.
"네가 소스 레시피 검색하면 한 시간, 만들면 또 한 시간이 지날 거고 먹고 나면 학원 갈 시간.
너는 그럼 밤늦게 숙제하고 또 새벽에 잘 거잖아... 그냥 소떡소떡 간단히 먹고 오후 시간에 할 거 하고 밤에 일찍 잤으면 좋겠어! "
새벽에 자고 피곤해서 아침마다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 아들 때문에 점점 지치고 있었다. 그보다는 날씨가 우중충하고 주말은 김장으로 쉬질 못했고 무엇보다 가족 문제로 마음이 우울했던 나날이었던 탓일 것이다. 마음이 다른 문제로 뾰족뾰족 날이 서 있고 가슴 안에 가시가 잔뜩 돋친 고슴도치가 있으니 작은 것에 예민해진다. 가시를 세우고 있을 때는 이렇게 별 것도 아닌 것에 버럭 하기 쉽다.
떡을 사서 집에 와서는 소떡소떡을 금세 만들었다. 아들은 떡과 소시지를 꼬지에 끼우고 나는 꼬지에 끼워진 소떡소떡을 구웠다. 집에 있는 칠리소스와 케첩, 올리고당으로 그럴듯한 소스를 뚝딱 만들어내었다. 구워진 소떡소떡에 소스를 발라주었다.
"엄마는 투덜거리더니 금방 만드네. 엄마도 먹어봐. 여기~"
"휴게소에서 파는 거 같아. 우리 팔아도 되겠어."
"오! 진짜 파는 거처럼 맛있네."
정말 예상보다 맛있었다. 처음이라 손 가는 느낌으로 대강 만들어 낸 소스도 찰떡궁합이었다.
"역시 난 요리에 소질 있는 거 같아."
"엄마, 내가 한 거야."
"그래 네가 했다고 하자. 크크"
화가 났던 마음도 함께 요리도 하고 맛난 음식을 나눠 먹으며 스르르 풀리고 있었다.
아까는 내가 화내서 좀 미안하네. 신경 쓰이는 일이 있어 그런가 봐.
아들에게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혼잣말처럼 나 자신에게 이야기하듯 내뱉었다. 내가 다른 일로 신경이 쓰이고 마음이 편안하지가 않으니 아이에게도 툴툴거리고 있다. 이런 인식을 가지면 얼른 마음을 추스르는 게 좋다.
나의 가족에게 고슴도치가 되어봤자 가시만 서로 내어줄 뿐이다.
엄마는 갑자기 화를 내고는 그래도 떡볶이 떡을 사서 같이 음식을 만들고, 아들은 그런 엄마와 같이 음식을 만들고 첫 꼬지를 내어주며 먹어보라고 권한다. 나는 아들에게 미안해진다. 혼잣말은 길어진다.
아침마다 깨우는 게 힘들어. 그리고 네가 일찍 자서 덜 피곤해했으면 좋겠어. 그게 내가 바라는 거고. 오후에 되도록 하고 말이야.
방에서 방금 구운 소떡소떡을 들고 들어가 맛있게 먹으며 숙제를 하고 있는 아들은 듣는 둥 마는 둥이다. 오늘은 그냥 내가 미안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