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 유학생활
유학의 시작, 오리엔테이션을 들으러 포르투 대학으로 향했다.
기숙사에서 도보 10분 거리, 가장 가까운 역은 Casa da música역이다.
구글맵을 보면서 어떤 화려한 건물일까 기대에 부풀어있던 나는 눈앞에 있는 캠퍼스에 충격을 받았다.
포르투 대학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커다란 달덩이와 그 맞은편에 있는 파란색 용 분수대 일 거다.
길을 건너면 젤라또 가게가 있고 그 옆에는 렐루 서점이 있다.
포르투에 상징적인 관광지 중에 포르투대학 일대는 꼭 포함되어 있다.
포르투대학이라고 구글맵에 쳤을 때 제일 먼저 뜨는 곳 또한 이 달덩이가 있는 곳이다.
그래서 나도 이런 근사한 곳에서 공부를 하겠구나 하는 엄청난 기대를 했다.
그런데 교환학생을 준비하다 발각된 것이 내가 다니게 될 캠퍼스가 달덩이가 있는 곳에서 동떨어진 곳에 있다는 것이었다.
주변에는 젤라또 가게는커녕 매점조차 근처에 없었다.
내가 기대했던 ‘포르투 대학‘은 포르투갈어로 Rectoria라고 관리직 분들이 일하시는 장소라고 한다.
그렇다면 내가 공부할 곳은 어딘가?
바로 포르투 대학 문학부 캠퍼스다.
포르투에서는 Faculdade de Letras라고 흔히 줄여서 플룹 FLUP이라 부른다. (Faculdade de Letras da Universidade do Porto)
포르투 대학 중에 가장 유명한 캠퍼스는 Alvaro Siza가 설계한 건축학부 캠퍼스다.
문학부의 첫인상은 무슨 스페인 코르도바에 있는 메스키타 성당인 줄 알았다.
오렌지색과 베이지색의 벽돌 무늬 조합이 딱 세계유산을 연상케 하는 그런 분위기다. (낡았다는 얘기다.)
건물구조도 이상하다.
건물이 경사 위에 세워져 있는데 1층 왼쪽 입구에서 들어가서 오른쪽으로 가면 2층이 되어 있다.
건물 자체도 허름하고 결정적으로 냉난방이 없다.
그런데 이런 독특한 캠퍼스 안에서 내가 정말 애정하는 것이 하나 있다.
그건 동전 세 개로 살 수 있는, 소주잔 한 잔 분량의 커피다.
거기다 라인업으로 말할 것 같으면 캐러멜 맛, 바닐라 맛, 초콜릿 맛 등 스타벅스 못지않다.
물론 25센트에 대한 기대치는 굉장히 낮기 때문에 설탕이 덩어리체 나와도 나무 막대기로 휘휘 저어 커피맛 설탕물처럼 마신다.
비가 거세게 올 때면 집에 가기 전에 캠퍼스 입구에 있는 자판기로 커피 한잔 뽑아서 비가 사그라들 때까지 기다린다.
수업 듣다 졸음이 쏟아져올 때면 쉬는 시간에 커피 한잔 뽑아서 카페인 수혈을 해준다.
룸메이트는 법학부다.
도심에 더 가깝고 건물도 멋진 법학부 캠퍼스가 부러웠지만, 같은 커피가 30 센트라는 말을 듣고는 속으로 살짝 우쭐했다.
그래, 이것만큼은 우리가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