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살아야 한다 (8)
제가 공부하는 곳 근처에
어떤 동물, 가축이 있습니다.
정확한 사정은 모르지만
건물 관리하시는 분들이 키우는 듯합니다.
문제는, 이 가축이 미치도록 웁니다.
새끼 동물인데 6개월 정도 전부터
공부에 방해가 될 정도로 소음을 냅니다.
그때는 제가 우울증에 걸리기 전이었는데
소음이 계속되자
스트레스가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되도록 참으려 했고
그러다 민원을 넣는 등
나름대로 항의도 했습니다.
솔직히, 화가 났습니다…
그런데 어제, 우울증에 시달리게 된 저는
애처롭게 울어대는 저 동물을 보며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혹시… 우울증에 걸린 게 아닐까?’
예전에는 화가 나고
이 동물이 미웠는데
지금은 ‘혹시 어디 아픈 게 아닐까’
오히려 걱정을 합니다.
제가 이해받고 싶어하듯
저 동물도 이해받고 싶어 저러지 않을까…
이런 면에서 우울증은
저를 좀 더 공감하려는 사람으로 바꾼 듯합니다.
오늘은 사정이 있어 따로 운동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더라도 틈나는 대로 움직였습니다.
공식적으로 ‘일’은 쉬고 있지만
제가 공부하는 공간에 날마다 나갑니다.
규칙적으로 생활하기 위해서입니다.
지하철역까지 가는 과정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 오르기
공부하는 곳까지 도착하는 과정
다시 숙소로 돌아가기…
이 모든 것을 저는 운동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요…
오늘도 고생했다고 저를 다독입니다.
<생존의 날 8>
- 일어나기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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