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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시수 Jan 27. 2022

인생의 수수께끼

나는 살아야 한다 (10)


제 사명을 다하는 과정에서

우울증이 비롯되었다고 말씀드렸는데

저는 이 점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그동안 제가 준비해왔던,

제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 과정에서

이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 듯합니다.

네, 이것이 제가 치러야 할 대가라면

그럴 수 있습니다.


일기장에 적습니다.

“인생은 알 수 없다 / 수수께끼?

이 모든 일을 책을 쓴다든지 해서

나중에 얘기할 수 있기를…”


지금 제 인생의 ‘수수께끼’를

기꺼이 끌어안으려 합니다.

(그리고 브런치 덕분에

이에 대한 얘기를 조금씩 하고 있고요)


어제 생각했던 대로 병원 예약일을 앞당겼습니다.

계속 기다리기가 힘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정말 우울증인지

알고 싶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우울해질 수 있습니다. 

이는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하지만 우울 관련 증상이 ‘2주일’ 이상 계속되면

의학적으로 우울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합니다.


저의 경우, 우울한 감정과 의욕 저하는 물론

잠을 자기 어렵고

어떤 선택이나 결정을 하기 어렵고

몸을 움직이기가 귀찮았으며

기억력, 인지력 등이 현저히 떨어지는 등

평소의 저와 다른 상태가 꽤 지속되었습니다.

죽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인터넷으로 해본 우울증 ‘자가진단’에서도

결과는 분명히 심각했습니다.


아무튼, 좀 더 빨리 가보려고 연락을 했는데

다른 의사분과 상담을 하고 싶다면

내일로 예약일을 바꿀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했습니다.


이제 예약일을 하루 앞두고,

저는 또 자료를 찾아봅니다.

우울증에 많이 처방되는 약 성분인

‘세로토닌’을 비롯한 정보들.

이렇게 하나하나 알아가는 과정도

저는 치유라고 생각합니다.


첫눈이 왔습니다.

다른 이들에게는 설렘이나 기쁨을 줄 수 있는 첫눈이

저에게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병원 가는 날을 하루 앞두고

이 첫눈이 ‘좋은’ 징조이기를 빌어봅니다.


<생존의 날 10>

- 일어나기 05:12

- 운동 새벽 23분, 아침 34분

- 우울증 관련 자료 검색

- 병원 예약 앞당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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