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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시수 Feb 03. 2022

지금 제 삶의 오아시스

나는 살아야 한다 (24)


비용을 덜 받으시는 

김밥집 사장님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비슷한 내용이 될 듯합니다.


최근 자주 가는 식당이 하나 있는데

저는 백반을 시켰습니다.

그런데 제가 매운 음식을 안 먹기 때문에

김치 등 반찬 몇 가지를 빼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저는 ‘국’도 안 먹었습니다.


계산을 하려는데

천 원을 빼주신다고 합니다.

몇몇 반찬과 국을 대접 못 했으니

그만큼 덜 받으신다고요.

깜짝 놀랐습니다.

계속 괜찮다고 하셔서

그날은 결국 그렇게 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방문.

이번에도 매운 반찬과 국을 빼고 먹습니다.

그런데 계란 후라이를

두 개나 해서 따로 주셨습니다.

김도 주셨고요.

저를 위해 특별히 준비해주셨지요.


계산을 하려는데

이번에도 덜 받으신다는 겁니다.

원래 백반에 포함된 반찬/국은 안 먹었지만

그 대신 다른 반찬을 따로 주셔서

비용을 다 받으실 수 있었거든요.

제가 계속 거절을 했는데

사장님은 결국 받지 않으셨습니다.

참 난감하면서도 감사한…


그리고 이제는 ‘비엔나 소세지’랑 ‘스팸’을 주십니다.

저는…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지만

이 반찬을 말없이 먹습니다.

식사 원칙을 지키는 것보다

따뜻한 마음을 정중히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요.


저는 원래 도시락을 싸와서 식사를 했는데

최근 우울증 등으로 식당에 갑니다. 

김밥/백반집 사장님들을 자주 뵙게 되는 이유.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분들, 

고맙습니다… 


<생존의 날 24>

- 일어나기 05:18

- 운동 새벽 25분, 아침 40분, 낮 22분

- 성당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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