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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춘한 Dec 22. 2023

[시지프의 시각] 총선 필패 ‘한동훈 카드’

지난 제21대 총선에서 보수는 참패했다.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은 103석을 차지하며 가까스로 개헌저지선을 지켜냈다. 이는 4·19 혁명 이후 보수정당 역사상 60년 만에 가장 적은 의석수이다. 유력 대권주자였던 황교안 대표의 정치생명은 끝이 났고 당 지도부, 나경원·오세훈 등 주요 인물들이 선거에서 모두 패배했다.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을 이끌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선택했다. 윤석열 정부의 실정이 거듭되는 가운데 어떻게든 반전을 꾀해보겠다는 전략이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 속에서 박근혜 대표가 천막당사를 펼치면서 121석을 수성했던 전례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정치 경험이 전무하다. 사실상 수직적 당정관계는 불을 보듯 뻔하다. 한 위원장은 ‘윤석열 아바타'라는 비판에 대해 "누구도 맹종한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지금까지 한 위원장의 행보와는 거리가 한참 멀다. 2013년 당시 윤석열 여주지청장 국정감사장에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라고 했던 발언마저 떠오른다.      


당장 김건희 특검법이 첫 시험대다. 한 위원장은 "정의당이 특검을 추천하고 결정하게 돼 있다. 그리고 수사 상황을 생중계하게 돼 있는 독소조항도 있다"며 "무엇보다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이 원하는 선전·선동을 하기 좋게 시점을 특정해서 만들어진 악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언론 브리핑과 특검 후보자 추천 조항은 한 위원장이 참여했던 ‘최순실 특검’ 때와 동일하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말인가. 특검법 통과 시점 역시 국민의힘의 반대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면서 늦어진 것인데 야당 탓을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한 위원장은 "국민의 상식과 국민의 생각이라는 나침반을 갖고 앞장서려 한다"며 "공공선 추구라는 큰 의미에서의 정치는 벌써 20년째 하고 있다. 그 마음 그대로 현실 정치에 들어가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위원장 시작부터 쏟아내고 있는 자신의 말과 행동이 과연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지 되돌아보길 바란다. 국민의힘 원로모임에서는 임진왜란영웅 이순신 장군을 사례로 들며 장수를 아껴 쓰려고 하다가 총선에서 패배하면 안 된다는 의견까지 나왔다고 한다. 민심과 동떨어진 아첨하는 말이다. 이대로 가면 두 자릿수로 최저 의석 경신할 것이다. 그렇게 한 위원장은 조선 수군을 몰살시킨 칠천량해전의 원균으로 기억될 것 분명하다.


◆해당 칼럼은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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