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이 남긴 것들] 8. 신뢰 잃은 사전투표

by 임춘한

사전투표는 유권자 참여를 넓히고 선거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해 왔다. 하지만 6·3 대선에는 사전투표 제도가 여러 허점을 드러내면서 국민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부정선거 의혹과 음모론이 확산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사전투표 제도의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모색하지 않는다면 민주주의 근간을 위협하는 심각한 후유증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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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관리 부실은 곧바로 공정성과 투명성 훼손으로 직결된다.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대치2동 사전투표소에서 투표사무원이 남편의 신분증으로 대리 투표를 한 뒤 5시간 여가 지나 자신 명의의 신분증으로 또다시 투표를 시도하다 적발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사건은 사전투표 현장에서의 기초적인 신분 확인과 절차 관리조차 허술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또 다른 사례로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옛 주민센터 투표소에서는 일부 선거인들이 투표용지를 받아 들고 외부 식사를 한 후 돌아오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부천 신흥동과 김포 장기동 투표소에서는 지난 22대 총선 투표용지가 투표함 안에서 발견되면서 부실한 선거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그 결과 사전투표가 도입된 이래 꾸준히 높아졌던 사전투표율은 이번 대선에서는 34.74%로, 지난 선거 대비 2.19% 포인트 하락했다. 잇단 논란이 유권자들의 투표 의지를 꺾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런 허점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사전투표 제도의 존립 자체를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제 사전투표 폐지론은 더 이상 터부가 아니다. 오히려 본투표일을 보다 효율적이고 집중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으로 ‘금·토·일’ 본투표 실시가 제안됐다. 사전투표가 가진 편리함과 접근성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관리와 감독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일간의 본투표 실시가 정착되면 유권자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투표할 수 있으며, 관리 부실과 부정행위 가능성도 줄일 수 있다.


결국 선거제도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국민 신뢰 확보에 있다. 신뢰를 잃은 투표는 민주주의의 뿌리를 흔든다. 이번 6·3 대선에서 드러난 사전투표 문제를 교훈 삼아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공정한 선거 문화를 되살리기 위해 지금이야말로 사회 전체가 머리를 맞댈 때다. 부정과 의혹이 난무하는 사전투표의 현실을 방치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배신이다. 국민 한 표가 오염 없이 온전히 반영되는 환경, 그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출발점이다.


◆해당 칼럼은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힙니다.

◆사진출처=매일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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