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의 자유를 제한하는 발상은 시대를 거스른다. 특정 집단이나 혐오 표현에 대해 동의하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사전적 규제는 허용될 수 없다고 본다.
“혐오 표현이 우려되는 집회는 행진 코스를 제한하고, 위반 시 수사하겠다”는 경찰청장 직무대행의 발언은 경찰을 관리자가 아닌 사전 차단자로 규정한다. 집회의 자유가 공권력의 편의에 따라 재단될 수 있다는 위험한 신호다.
헌법상 집회의 시간·장소·경로는 표현의 자유 그 자체이며, 막연한 위험을 이유로 한 포괄적 제한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런 식의 사전 차단이 허용되기 시작하면
오늘은 혐오지만 내일은 전혀 다른 이유가 등장할 수 있다. 기준은 점점 넓어지고, 자유의 범위는 그만큼 좁아진다.
표현의 자유는 마음에 드는 말만 보호하자는 약속이 아니다. 불편하고 거슬리는 말까지 감당할 때 비로소 작동한다.
민주주의는 공권력이 먼저 걸러주는 질서가 아니라 공론의 장에서 스스로 검증되고 걸러지는 과정 속에서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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