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은 조력자의 어깨
아웃소싱이라는 단어는 1980년대 미국에서 최초로 사용된 것이 통설입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경제의 중심인 미국의 대표적 기업들인, IBM, 제너럴 일렉트릭(GE), 페덱스(FedEx), 델(Dell) 등은 1980년대부터 IT 서비스, 고객 지원, 생산 공정 등의 업무를 비용 절감과 효율성 향상을 위해 외부 업체에 비핵심 업무를 위탁하기 시작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들로부터 업무를 위탁받은 외부 업체들은 고객기업들이 새로운 사업전개와 핵심업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비용 절감과 서비스 품질 향상에 더욱 집중하고 이는 점진적으로 상생의 관계를 만들어 가면서 이러한 아웃소싱의 확대로 이어지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단순 업무를 넘어 복수의 업무 영역을 하나의 프로세스(Process)로 일괄 아웃소싱하는 BPO산업이 탄생하게 됩니다.
이 BPO산업은 글로벌 경제가 성장하면서 더욱 발전하게 되는데 BPO산업은 달리 표현하며 해당 국가의 경제성장 모델이 각 기업만의 노력과 자원만으로는 효율성이 떨어질 정도의 소위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될 정도의 성장이 전제가 되어야 발전할 수 있는 산업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기업 간 단위가 확대되면 현재의 국가 간 단위의 글로벌 가치 사실(Global Value Chain), 경제적 상호의존성(Economic Interdependence)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현대의 사업환경에서 아웃소싱의 정의는 일정한 목적과 목표를 갖고 제삼자에게 업무를 맡기는 행위를 말합니다. 여기서 제삼자라는 것은 나와 현재 같은 조직과 공동체에 있지 아니한 사람과 기업(조직)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타인(외부조직)이 나(우리 조직)의 일을 대신해 준다는 것은 몇 가지 관점과 방법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 내가 부탁하는 경우
두 번째 : 지시와 복종의 경우
세 번째 : 상대방이 자발적으로 하는 경우
네 번째 : 상호 필요(합의)에 의해 진행하는 경우
아웃소싱(Outsoucing)이라는 단어를 분석해 보면 Outside(외부의)+Resourcing(자원확보)의 합성어로, 특히 Resourcing의 뜻에는 (대처하는) 수단, (만일의 경우에) 의지할 수 있는 것, 방편, 등의 뜻이 있습니다.
즉. 아웃소싱은 외부에서 필요한 자원과 노하우, 기술을 확보한다는 뜻으로 바꾸어 말하면 “우리 조직이 해야 할 일을 상호 필요충분조건에 의해 외부의 다른 조직에게 위탁(부탁) 하는 경영전략”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아웃소싱의 의미와 정의를 비즈니스적인 관점을 넘어 사람과 사람, 조직과 조직, 국가와 국가 간의 관계의 관점에서 다루고자 합니다. 아웃소싱은 일반적으로 비용절감과 효율성이지만 아웃소싱의 근본적 가치와 의미는 내(우리 조직)가 아닌 타인(외부조직)이 나(우리 조직)의 일을 상호 필요충분조건에 의해 위탁하(받)여, 핵심업무에 더욱 집중하여 새로운 성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매우 중요한 경영전략입니다.
한국에서는 이와 다르게 아웃소싱이 최초 하청(下請)이라는 잘못된 표현으로 인식되어 있습니다. 하청(下請)은 자신보다 지위나 관계가 아랫사람에게 업무를 요청하거나 지시한다는 뜻으로 아웃소싱의 본질적 정의와 다릅니다. 한국에서 아웃소싱이 하청으로 인식되는 이유는 역사적, 문화적, 경제적 배경이 얽혀 있는데 크게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습니다.
1. 일본의 영향
일본에서 아웃소싱을 하청(下請/したうけ)이라는 개념으로 받아들였고, 이는 한국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전파되었습니다.
2. 산업 구조
한국과 일본 모두 20세기 중반 이후 급속한 산업화를 겪었고, 이 과정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하청 구조가 널리 퍼졌습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단순한 업무를 부여하는 하청 구조가 보편화되면서, 아웃소싱 역시 하청과 유사한 의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3. 문화적 인식
문화적으로 한국에서는 외부에 일을 맡기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습니다. 이는 내부 자원을 활용하지 않고 우리가 아닌 외부에 내부 업무를 맡기고 의존하는 것을 약점으로 보는 문화적 특성과도 맥이 이어져 아웃소싱이 하청과 같은 부정적인 맥락에서 이해되어 왔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하청(下請) ’을 영어로 번역할 때는 “sub-contracting”로 기능적으로 상하관계의 의미를 부정할 수 없지만 Outsoucing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하청 업체: subcontractor
•하청 계약: subcontract
하지만 실제로 아웃소싱은 단순한 하청을 넘어선 개념입니다. 아웃소싱의 을 가장 정확하게 번역하면 "도급(都給)”으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각 글자의 의미를 살펴보면:
都 (도): 모두, 전부, 총괄하다는 의미 또는 수도, 대도시를 나타내기도 함
給 (급): 주다, 공급하다, 제공하다는 의미
도급(都給)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일을 완전히 맡겨 주다" 또는 "일을 통째로 맡기다"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도급은 하청과 달리 위탁받는 업무를 자신의 책임하에 완성을 약속하고 그 대가를 받는 계약 형태를 의미합니다. 도급인(발주자)이 수급인(도급받는 자)에게 어떤 일을 완성할 것을 의뢰하고, 수급인은 그 일을 완성할 책임을 지는 계약입니다. 이에 반해 하청은 일반적으로 발주자의 지휘감독하에 업무를 외부 업체의 자원과 인력을 확보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청은 주로 생산 공정의 일부와 단순 업무를 외주화 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도급은 경영, IT, 인사, 마케팅, 고객센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외부 전문 지식을 활용하기 위해 업무 자체를 위탁(委託/Entrustment) 하고 책임을 요하는 포괄적인 개념입니다. 이러한 도급의 의미보다 더 넓은 영역의 업무를 위탁하는 아웃소싱 형태를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라고 합니다만 상세한 설명은 책의 다른 부분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현대의 아웃소싱은 통상적으로 기업이나 개인이 자신의 업무 중 일부분을 외부 전문 업체와 합의 하에 위탁하는 앞서 설명한 방법의 네 번째인 상호 필요(합의)에 의해 진행하는 경우의 내용에 부합합니다. 즉, 아웃소싱의 일반적인 목적은 비용절감과 효율성을 추구하는 데 있지만 근본적 가치는 상호협력하는 상생(相生)에 있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형태의 협력(필요) 관계는 사실 우리 인류의 역사에서 아웃소싱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오래전부터 존재했는데 인류는 언제부터 타인과 협력적 관계를 맺게 되었는지 인류 역사의 시대적 배경별로 다음 챕터에서 생각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아웃소싱#시대#일본#하청#위탁#상생#상호협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