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은 책들 세줄요약) 1. 문학, 추리

토니오 크뢰거-트리스탄-베네치아에서의 죽음, 허클베리 핀의 모험 등

by 눈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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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

1. 허클베리 핀의 모험 - 마크 트웨인(학원사), ●●●●●●●●○○

- 전작을 능가하는 몇 안되는 속편. 아무래도 평화로운 동네의 장난꾸러기 백인 소년에 불과한 톰 소여와

온갖 사기꾼들과 얽혀가며 미시시피 강 유역을 방랑하는 떠돌이 인디언 소년 허클베리 핀이 겪는 모험이

같을 수가 없으니. 그럼에도 진짜 사건보다 톰과 벌이는 '설정놀이'가 훨씬 웃기다는 게 대단한 부분이다. :)


2. 토니오 크뢰거, 트리스탄, 베네치아에서의 죽음 - 토마스 만(민음사), ●●●●●●●●◐

- 자유로운 영혼을 꿈꾸면서도, 보수적이고 평화로운 삶에 남몰래 자부심을 느끼는 '시민'.

절대적인 운명 앞에서 한순간에 무너져내리는, 한평생 불안하게 쌓아올린 '난쟁이'의 일상.

시간이 지나도 유효하기 때문에 고전이라고들 하지만, 지금도 생생한 토마스 만의 인간형은 씁쓸하고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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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올리버 트위스트 - 찰스 디킨스(시공사), ●●●●●◐○○○○

- 당시 영국사회를 향한 디킨즈의 칼날은 날카롭지만, 언제나 이야기의 해결은 개인의 행운을 벗어나질 못한다.

사회의 부조리로 인한 주인공의 고난은 반포원베일리(?) 청약당첨으로 끝나며, 주인공에 대한 경멸과 무시는

'저분이 착하게 살다 청약 당첨되신 분이야'라는 존경으로 바뀐다. 물론 부조리는 그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다.


4. 브라이턴 록 - 그레이엄 그린(현대문학), ●●●●◐○○○○○

- 살인을 비롯해 몇 번의 범죄가 등장하긴 하지만, 트릭이나 탐정과 대결하는 머리싸움보다는 범죄를 저지르며

차츰 피폐해지고 무너져가는 범죄자의 모습이 길고 상세하게 묘사된다. 그렇기에 정통 추리를 기대하고

이 소설을 읽는다면 상당히 지루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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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소설>

1. 바보 - 엔도 슈사쿠(문학과지성사), ●●●●●●○○○○

- 겉보기에 교회나 신앙과 별다른 연관이 없어보이는 평범한 사람이 삶 속에서 보여주는 희생과 헌신 속에

신의 뜻이 드러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야기. 역자의 말을 빌린다면, '평범한 이들의 일상에서 평범한

이들의 얼굴을 하고 있는 익명의 신(그리스도)'를 그려낸 이야기다.


2. 변두리 로켓 - 이케이도 준(인플루엔셜), ●●●●●●○○○○

- 아무래도 같은 작가의 '한자와 나오키'보단 훨씬 순한 맛이다보니 당한만큼 갚아준다 당한만큼 갚아준다! 의

열혈 폭렬 핵사이다(....)를 기대하고 본다면 영 심심한 이야기. 그래도 막힘없이 죽죽 읽어나갈 수는 있었다.

그런 소설, 의외로 생각보다 드물다. :)


3.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 무라카미 하루키(열림원), ●●●●●●●○○○

- 하루키의 소설이면서도 전혀 하루키답지 않다는 느낌을 주는 소설. 비현실적인 요소를 철저히 배제한 덕에

이야기 자체는 극도로 건조한데, 반면 설정은 지극히 판타지스럽고 통속적이며, 야하기까지 하다.

자신이 다뤄보지 않았던 이야기에 대한 욕심이 이런 정반대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게 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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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1. 내 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 - 이문구(문학동네), ●●●●●◐○○○○

- 소설 내내 느지막하게 얹히는 충청도 사투리가 너무 걸쭉해서 상당히 예전에 나온 소설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9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흔히 생각할법한 한가하고 목가적인 농촌의 이야기가 아닌, 농촌의

현실에 대해 날선 비판을 쏟아내는 이야기. 그래서 읽고 나면 우리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는 걸 알게 해준다.


2. 제11회 이상문학상(1987,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외) - 문학사상사

- 빈틈없이 밀도있게 채워진 서사와 고른 문장, 당시 사람들의 가려운 곳을 슬슬 긁어주었을 정치적인 풍자에

'구질구질하지 않다'는 허영심 섞인 개운함까지. 이야기에 완벽한 교본이라는 게 있다면 이런 소설일거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이제 더 이상 이런 소설은 아무도 쓰려고 하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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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제2회 젊은작가상(2011, 여름 외) - 문학동네

- '젊은'이라는 요소가 중시되어서인지, 아니면 이 당시 한국소설의 흐름이 그랬던건지, 재난과 종말과 죽음은

물론 호러와 고어에 동성애 코드가 섞인 디스토피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단편들이 모아져 있다.

마치 넷플릭스의 작품 목록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


4. 제37회 이상문학상(2013, 침묵의 미래 외) - 문학사상사

- 아름다운 문장, 입 안에 옹알이처럼 맴도는 단어들, 빛바래고 퇴색된 나를 남겨두고 사라져가는 것들이 주는

아련함과 서글픔. 누구에게든 이야기 속의 천도복숭아와 종려나무와 곤지곤지가 있다 - 물론 내게도 그렇다 -

그래서 이 이야기를 그냥 무심하게 넘기는 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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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1. 히코리 디코리 살인 - 애거서 크리스티(해문), ●●●●○○○○○○

- 포와로도 등장하고, 하숙집이라는 한정된 배경에, 수수께끼 같은 사소한 도난으로부터 살인으로 확장되는

전개도 괜찮았고, 예전 책의 이야기도 짤막하게 언급하는 등 노력은 엿보이지만, 너무 벌여놓은 게 많았던데다

분량은 부족하다보니 급발진과 급회수를 계속하다 이도저도 아닌 어설픈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2. 미스테리아 25호 - 엘릭시르

- 한국전쟁이 끝난 지 10여년 밖에 되지 않은 시기에, 실제 목숨을 걸고 베트남에 파병되던 군인들을 놔두고

다른 사건도 아닌 '김일성 암살'이라는 초 SSSSS급 작전을 범죄자들로 구성된 급조한 특수부대로 시행하려

했다는 게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지. 그래서 실미도 사건은 알려졌으되 알려지지 않은 사건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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