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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월 Oct 23. 2021

그냥 이대로 내버려 두면 어떻게 되는데요?

part 1. 지금 가스라이팅으로 고통받는 중입니까?

 가스라이팅인지 몰라서 스스로를 방임하거나 주변 사람이 고통을 호소해도 외면하고 있을 수 있다. 계속해서 이 상황이 지속되면 어떻게 되는 걸까? 


CASE 1. 결국엔 관계를 정리한다.

   지치다 못해 관계를 정리하기로 마음을 먹게 된다. 지속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니 정말 잘한 결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빨리 결정한 만큼 회복도 빠르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이직을 하든, 연인 관계라면 이별이나 이혼을 하든 마찬가지이다. 그 후로 직장을 옮겨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여전히 그 상처가 바로 회복이 되는 게 아니다.


 사건이 일단락 지어지고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았을 때 PTSD에 충분히 처할 만한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큰 우울감은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받았다. 그런데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잠재되어 있던 그때의 기억들이 되살아났다.


 2년의 가스라이팅 기간이 있었는데, 이 주제로 글을 쓰고, 사건들을 되짚어 볼 수 있을 때까진 자그마치 6년이나 걸렸다. 심지어 아직도 가스라이팅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내가 겪은 것은 불면증과 우울증이었고, 행동 전반에서 위축이 일어난다. 상담센터, 병원 심지어 점집도 가보았다. 돈도 많이 들고 소중한 시간들을 전부다 치료하는데 쓰게 된다. 



예를 들면, 

-      밤처럼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되면 여러 기억이 올라와서 불면증에 시달린다.
-      보복행위가 두려워 늘 신경 쓰며 다닌다. 심지어는 온라인 공간에서까지도 움츠러든다.
-      일상으로 복귀를 하더라도 일에 집중이 안되고, 의기소침하다.
-      우울함이 계속 지속되면 섭식장애나 수면장애, 불안장애 등 심리적으로 복합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가스라이터가 입힌 물리적 상해는 그나마 치료라도 가능했지만, 마음에 병이 오니 치료도 쉽지가 않았다. 어쩌면 고장나버린 내 마음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까 싶어 슬퍼한 날도 있었다. 


 늦더라도 관계를 정리하면 그래도 다행일지 모른다. 괴로움에 절망하다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도 정말 많다. 그래서 가스라이팅은 눈에 보이지 않는 살인이라고 생각한다. 



CASE 2. 관계를 계속 이어간다.

 계속 관계를 이어갈수록 가스라이터에게  내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긴다. 가스라이터가 나의 에너지를 다시 채워주는 일은 없으니 언젠가는 고갈이 된다. 


 몇 년 전 재벌가의 한 어머니가 한강에서 스스로 유서를 남기고 돌아가셨다. 일명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부인은 가정폭력과 착취로 인해 아파트에서 투신하였다. (난 투신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참다못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도 다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예시가 너무 많아 다 나열할 수도 없다. 한번 가스라이팅을 심하게 겪고 나니 어떤 사건을 보면 피해자가 어떤 마음였을지 공감이 돼서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나도 솔직히 남 일처럼 생각했을 때가 있었다. 심지어 고통을 받고 있는 도중에도 내 선택의 결과는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가스라이터가 뭔가 오해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바뀔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가스라이터는 더 이상 착취할 것이 없으면 죽음으로 내몰고, 종용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이 고통의 끝은 자살 밖에는 답이 없을까?'하고 생각이 스치기도 한다. 그게 반복되고 깊어지면 다시는 돌이키기 힘들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운명론적으로 신을 원망하고, 이 안에서 해결을 어떻게든 해야 된다고 강박적인 사고를 했었다. 



그래도 아직은 '거절하고, 정리하기'가 아쉬울 수 있다.

 나의 경우 이미 내가 쏟아부은 노력과 시간들이 아까워서 어떤 긍정적인 의미라도 찾고 싶었다. 그러나 하루라도 빠르게 그만두어야 한다. 주식 시장에 비유하자면 이른바 '손절', 손절매와 같다. 주식이 오를 것으로 기대했지만, 향후 손해가 더 클 것으로 예상할 때 어느 정도의 손실을 감수하고 주식을 매도해서 손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내가 이 관계를 끊어냄으로써 내가 틀렸음을 인정하는 것 같겠지만 장기적으로 회복시간과 에너지를 계산하면 빠를수록 이득이다. 특히,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을 때는 내가 얼마나 심리적으로 안 좋은 상황인지를 인지하지 못해서 아직은 괜찮은 것 같다고 여길 수 있다. 


가스라이팅 관계는 주식에서 '손절매' 상황과 같다.



나는 그만두려고 했을 때 뭔가 모르게 뒤에서 나를 잡아당기는 듯한 심리적 저지선이 있었다.


 도박에 비유하자면, 도박에 빠진 사람은 100을 잃고 10을 얻으면 다시 10을 배팅하여 원금을 얻으려고 한다. 이미 투자한 돈이 아까워서라도 더 하도록 만드는 식이다. 투자 사기의 경우도 사업에 투자한 돈을 다 잃을 수는 없기 때문에 간절한 마음에 더 조바심이 나서 중도에 계약 파기는 생각도 못하게 된다. 얼마 전 100만 명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에게 약 35억 원의 사업 자금을 투자하여 사기를 당한 사례도 이런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했다.

관계를 정리할 때 주저하게 되는 심리적 저지선은 마치 도박판에 돈을 추가로 걸고 싶은 마음과 유사한다.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이 관계를 유지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그동안 쏟아부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현실 때문이다. 여기에 가스라이터와 엮인 여러 법적, 물리적 장치가 결합되면 그야말로 눈에 보이지 않는 족쇄가 내 온몸과 정신을 지배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가스라이터와 관계는 내 인생에 아무런 가치와 의미가 없기 때문에

어떤 케이스를 생각해도 가스라이팅 관계는 빨리 정리해야 한다. 



이제, 

벗어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아래 글을 참고해보자. 




https://brunch.co.kr/@jasminegarden/18




* 이 글은 공익적인 목적을 위해 쓰여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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