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며
창가에서 키우는 식물에
작고 뾰족뾰족한 싹들이 여럿 올라왔다.
식물 이야기를 여기저기 찾아봤더니
잎꽂이나 줄기꽂이, 적심 등으로
번식할 수 있다고 한다.
며칠을 고민하던 끝에
불에 달구어 식힌 칼로
과감하게 몇 곳을 잘라내어
새로운 흙 위에 올려두었다.
그것이 벌써 약 한 달 전인데
그동안 잘라서 눕혀둔 식물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이대로 싹들이 죽는가 싶어 매일 살펴봐도
썩거나 마르지도 않는다.
역시 이론과 실제는 다른 법인가 싶기도 했다.
여린 싹들을 만지면 안 된다고 하지만
오늘은 너무 궁금한 마음에
집어 들어 이곳저곳 들여다봤더니
솜털같이 희미한 뿌리 두 세 가닥이
돋아나 있는 것이 보였다.
내가 너무 성급했었나 싶어 조금 웃었다.
이대로 기다리면
봄에는 작은 화분에 심어줄 수 있지 않을까
다시 희망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