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사랑이라니.. 천명을 만났어도 될 시간인데
비가 오는 휴일 남편과 영화를 봤다.
“오랜만에 은행나무침대 다시 볼까? 황장군 말고는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이 안 나”
다행히 Wavve에 은행나무침대가 있었다.
“어머, 심혜진이 나왔었어?”
“오~ 황장군~~ 아랍사람~~”
“아.. 맞다 저런 내용이었지”
진희경이 연기한 미단을 맹목적으로 사랑하는 아랍남자 황장군을 보며
“그거 사랑 아니다~ 집착이야~ 세상에 여자는 많아요. 딴 여자 만나~“ 잔소리를 한다.
분명 십 대 시절 봤을 때는 그들의 천년을 뛰어넘는 절절한 사랑과 짝사랑이 아름답게 느껴졌을 것이고 감동을 줬겠지? 하지만 사십 대의 아줌마가 된 지금은 그저 안타까워 잔소리가 나온다.
물론 나도 사랑을 믿는다. 심지어 순애보적으로 믿는다. 하지만 나를 파괴하고 상대를 파괴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황장군아, 딴 여자 만나~ 진희경 님이 매우 아름답긴 하시다만 이쁜 여자는 많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