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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우 Oct 21. 2023

1.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몰라서 고민하는 너에게

대한민국 청년들 파이팅

방황하고 있던 나의 수많은 궁금증을 풀어주는 책이 있었으니, 그 책은 모리오카 츠요시가 지은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몰라서 고민하는 너에게'이다. 프로그래밍에 더 이상 흥미가 없다는 것을 인정한 나는 제목에서 언급하는 '너'가 막 되고 있던 참이었다.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던 저자의 큰 딸은 미래에 대해 묻는 아빠의 그 어떤 질문에도 대답하지 못한다. 나도 자주 친구들에게 어른이 되면 무엇이 하고 싶은지, 어떤 일을 하며 살고 싶은지 묻곤 한다.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딱 맞아떨어져서 벌써 꿈을 좇고 있는 친구를 보면 참 부럽다.


1장을 들어가기 전에 전부터 저자는 내 삶에 정곡을 찔렀다. 

우리는 '해파리' 같은 인생을 보내고 있지는 않은가? 세상의 물결은 수동적으로 살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을 금방 집어삼켜버린다. 스스로를 잘 부여잡지 않으면 누구랄 것 없이 금세 세상의 영향에 휩쓸려버린다. 스스로는 그때그때의 과제에 대처하면서 열심히 일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사람의 진실은 흔들리며 물결에 흘러가버릴 뿐이다. 10년, 15년이 지나 과거의 지인이 물결 속에서도 날렵하게 움직이는 물고기가 된 것을 목격한다면 자신의 해파리 인생에 만족할 수 있을까.


과학고의 물결은 정말 거셌다. 중간고사가 끝나 수행평가를 왕창 보면 기말고사가 3주밖에 남지 않아 모든 일정은 시험공부로 가득 찬다. 기말고사가 끝나면 연구 집중 기간이 학생들을 덮친다. 큰 물결에 버티는 데 온 정신이 집중해 있다 보니 수동적으로 살아온 경향이 있다.


진짜 솔직히 말하자면 남들 시선을 너무 의식하며 살아온 것 같다. 내 깊은 속을 들여다보면 내가 했던 활동은 대부분 내가 원해서 한 게 아니라 남들에게 있어 보이니까 한 게 대부분이다내가 나를 바라볼 때 떳떳하지 않은데 뭔가 있어 '보이는'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8.5 : 1의 경쟁률을 뚫고 과학고 정도에 왔는데, 버티기만 해도 잘하는 거지.

오만한 생각들이 쌓이면 매우 위험하다. 이런 사람들은 고등학교나 대학교의 이름에 취해 자신의 속을 채우지 않고 겉만 꾸미며 살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대학교를 간다고 한들 내가 원하는 삶을 주체적으로 살지 않는다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내가 그렇게 같았다.


그때그때의 과제의 대응하며 살고 친구들만큼은 있어 보이게 살아온 나지만, 이제는 없어 보이더라도 내 겉보단 속을 채우며 살아보려 한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얻은 몇 가지 지혜와 함께 내 경험들을 말하고자 한다. 글을 쓰려고 다시 읽는데 내가 평소에 하는 생각이 책에 써져 있어서 또 놀랬다.


1.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 항상 생각하며 기록하자.


진짜 촌철살인.....ㅠ

고등학교에서는 할 수 있는 활동이 제한적이다 보니 꿈을 찾기는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면 좀 서럽다. 그저 대학교 이름표 하나 붙이려고 20살까지 세상이 시키는 대로 살아온 것 같다. 20년이 지나도록 내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 것 같아서 한이 맺힌다. 


'경험이 없는데 생각해 봐야 쓸데없어'는 틀린 말이다. 오히려 제대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험으로 발을 내딛지 못하는 것이야.

책 속의 문장을 눈이 아닌 마음으로 느끼고 있는 나는 새로운 경험들에 발을 내딛고 싶다. 언젠가는 이 고통을 겪을 친구들이 나를 공감할 것이라 믿는다.


필요 없는 고민인 것만 같아도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잊지 않아야 한다.


2. 도전의 실패에 창피해하지 말자.


사람들은 뭔가 보이는 결과가 없으면 무시하고 본다. 기울기가 아무리 커도 아직 낮은 곳에 있으면 일단 무시당하는 것이다. 그런 시선에 기죽지 말아야 하고 기죽을 필요도 없다. 5학년 때 컴퓨터 학원에 있는 3시간 동안 유튜브만 보던 초등학생이 자라 과학고등학교에서 프로그래밍을 제일 잘하는 아이가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어쩌다 보니 다음 주 금요일에 버스킹을 하게 되었는데 내 노래 실력이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어제 깨달았다. 내 꿈을 향해 나아가는데 의미 있는 첫 경험이 될 예정이다. 내가 노래를 못 불러서 애들이 무시해도 절대 기죽지 않을 것이다. 입시가 끝나면 나를 밀어주겠다고 약속한 엄마가 있다. 


이 글은 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현재와 미래의 나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힘내자.


친구들은 하나둘씩 떠나가
문제였을까 싶어 나의 변화가
나는 멋진 놈이고 싶어
이긴 만큼 깊어져
나는 쿨하게 지고 싶어
멋있게 지고 싶어

좋은 날은 오니까
오늘 하룰 버텨 나쁜 일이라도
나는 가볼래 내가 알던 곳부터 낯선 곳도
내가 바보래도 나는 가볼래 들어가 볼게

나는 호랑이 소굴로 들어가

- 기리보이, 호랑이소굴(Feat. Jvcki W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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