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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우 Aug 13. 2023

0. 내가 되고 싶었던 직업들을 살펴보자

엄마가 나보고 역변했대요....ㅠ

내가 되고 싶었던 직업들을 살펴봄으로써 나는 나에 대해서 어떤 것들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을까? 어린 내가 그 직업이 되고 싶었던 이유는 그 당시 내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행동들, 혹은 가치들과 그 직업이 많은 부분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통해 나의 초등학생시절부터 현재(고2)까지 되고 싶었던 직업들을 나열해 보고, 그 당시 내가 어떤 것들을 멋있다고 생각했는지 알아보려 한다.


1. 경찰


초딩 시절, 처음으로 되고 싶었던 직업은 경찰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처음 떠올린 직업이었는데, 아마 이 희망 직업이 초등학교 6학년까지 지속되었던 거 같다. 자 나는 왜 경찰이 되고 싶었을까?

그때 그 시절, 나의 머릿속을 스쳐간 수많은 직업들을 제치고 경찰이 나의 희망 직업이 되었던 것은 그 직업들 중 올바른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한 정도가 가장 큰 직업이 경찰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는 돈 같은 거 잘 모른다. 나쁜 놈 때려잡는 경찰이 제일 멋있어 보였다. 솔직히 지금도 멋있어 보인다.


희망 직업으로 긴 시간 동안 나에게 남아 있었기 때문에, 경찰대를 가기로 마음먹었다. 아빠가 경찰대는 SKY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했기 때문에 공부를 열심히 해야 했다. 하지만 경찰이 되고 싶어서 초등학교 때 친구들보다 공부를 열심히 한 것은 아니다. 나의 엄마는 수학, 아빠는 영어 학원 선생님이라서 많이 놀아도 공부해야 될 땐 해야지라는 마인드가 잡혀 있었다.

이빨 빠져써

나의 진로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나의 공부 이야기가 빠질 수 없는데, 너무 긴 이야기라서 다음에 다른 글로 발행하도록 하자.


2. 프로그래머


중학교 1학년 때 다니던 영재고 대비 수과학 학원을 끊게 되었고, 중2 겨울방학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사실 5학년 때도 이 학원을 다닌 적이 있는데, 100% 아빠 덕분이고 아빠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고 했다. 이 결정은 참 나의 많은 것을 만들어주었다. 5학년 때 1년 동안 배움으로써  나는 C언어 기본 문법을 익혔고, 겨울방학에는 알고리즘을 배우기 시작하였다. 이해하기 쉽게 표현해 보자면, C언어 문법은 수학 교과 과정 내용이고, 알고리즘은 수학 올림피아드, 경시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나는 그렇게 느꼈다.


알고리즘을 처음 배우기 시작한 나는 정말 크게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고, '와 이런 게 적성이구나'라는 말을 여러 번 내뱉었다. 당시 가르쳐주던 대학생 형이 굉장히 착했고, 나에게는 정말 고마운 선생님이었다. 각종 대회를 나가게 되었고, 상도 받았다. 내가 이때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었던 것에는 나의 흥미가 99%를 차지했던 것 같다. 현재 고2의 나는 프로그래밍에 흥미가 떨어졌다. 재밌어서 문제를 찾아 풀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대회 준비나 불안감 때문에 억지로 문제를 잡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3. 창업가


중2 후반에 나는 다시 똑같은 영재고 대비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고 영재고를 지원했다가 불합격되었다. 이후 이를 악 물고 과학고에 지원하여 합격하였다. 창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지금도 기억나는 그 당시 나의 생각은 꼭 큰 사람이 되는 걸 목표로 하자는 것이었다. '내가 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라는 생각이 내 뇌를 지배했고, 이 생각은 사실 지금도 별로 변하지 않았다. 다만 현실을 이해하고 내가 원하는 크기의 성공에 필요한 노력의 정도와 시간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것뿐이다.


4. 음악가


고2가 되면서 나는 나중에 꼭 매일매일 스트레스를 받는 일을 하는데도 꾹 참고 버티며 살아가는 삶이 아닌,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면서 내일이 기다려지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힘들 때마다 나를 자주 일으켜 세워 줬던 것은 음악이었고, 내가 기쁠 때는 기쁨을 배로 키워주기도 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인지도 모르게, 나도 음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난 초5 때 기타를 쳐본 경험이 있고 전국대회에 나가서 상을 받기도 했다. 이후에도 계속 기타를 놓지 않았다. 중학교 때는 밴드부에서 일렉 기타리스트로 3년 동안 활동하였고, 고등학교 1학년 때도 똑같이 활동하였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되고 싶은 것이 기타리스트인 것은 아니다. 나는 노래를 부르거나 랩을 하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대학교 작곡과에서 작곡을 전공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 생각을 주변에 말했을 때는 보통 반응이 둘로 갈린다. 지금까지 잘 쌓아온 공부가 아깝지 않냐고 물어봄과 동시에 너무 무모하다고 하는 반응과 멋있고 응원한다는 의견이 그것이다.


내가 음악가가 되고 싶은 것에는 그동안 내가 음악에게 느꼈던 감정과 '음악'이라는 단어가 나에게 주는 떨림, 신선함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다.


5. 작가


앞으로 쓸 글들에서 이에 대한 이유가 나타나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나의 경험과 감정, 생각들로 나타나는 글을 통해 삶을 이어나간다는 것에서 내가 느끼는 '멋'이 99.9%다. 나는 작가라는 직업이 너무 멋있다.


엄마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 너무 빨리 변하니까 다시 마음이 돌아올 수도 있으니, 원래 하던 것을 아얘 내팽개쳐서는 안 된다고 그랬다. 고등학생은 일단 내신 공부를 열심히 하고 진로는 대학생이 되어서 찾아도 늦지 않다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다. 꼭 그래야 할까? 공부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다는 건 너무 형식적인 말이다. 학교 덕분에 이공계 진로체험학습을 두 번이나 갔다 왔는데도 진로를 찾지 못하고 이공계는 절대 아닌 곳에 내 미래를 두려는 나는 죄책감이 드려고만 한다..


여러분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나요?
되고 싶었던 직업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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