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운영할 유튜브 채널은 함께 성장한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한 포괄적인 주제를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햄스터에 관심이 있다면 '햄스터 키우기' 식으로 주제를 정하기 쉽지만, 관심사는 계속 변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 '동물 이야기' 같은 넓은 주제로 시작하는 게 좋아요.
그러면 햄스터와 강아지 같은 반려동물은 물론이고 동물원에서 만나는 사자와 코끼리, 양떼 목장에서 만나는 양들도 전부 아이의 관심 주제로 다룰 수 있으니까요.
중요한 건 아이가 좋아하면서도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주제를 아이와 함께 찾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런 점에서 아이와 함께 배움이 있거나 재밌는 곳을 찾아다니는 것은 매우 좋은 주제라고 생각해요. 동물원과 식물원, 과학관과 미술관, 살고 있는 동네처럼 조금만 둘러보면 아이와 함께 찾아가볼만한 곳이 정말 많거든요.
특히 어디를 가면 좋을지를 함께 의논하면서 다른 사람이 만들어둔 영상을 미리 보면 ‘우리도 저렇게 만들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고 나중에는 ‘저것보다 더 잘 만들어야지’ 하는 단계로 접어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유성이의 채널도 ‘똥별이가 간다’는 주제가 있는데요.
여행이나 산책을 갈 때 보고 느낀 것으로 [스케이트장에 갔어요], [생존수영 배웠어요], [대관령 눈꽃축제에 왔어요]처럼 30개가 넘는 다양한 영상을 만들 수 있었답니다.
[나도 한마디] 박미진(왕유성 엄마)
2020년 여름 여수 하멜 등대 앞에서
일본의 유명 만화가 다니구치 지로의 ‘우연한 산보’라는 작품에서 작가는 산책에 대한 정의를 ‘의미 없이 걷는 즐거움’이라고 표현했어요. 또한 작품을 연재하는 동안 ‘미리 조사하지 않는다’, ‘옆길로 샌다’,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는 3가지 규칙을 지켰습니다.
작가는 산책의 또 다른 정의를 ‘우아한 헛걸음’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집필하는 동안 산책 자체를 즐겼다고 합니다. 유튜브 영상을 만들기 위해 고민한다면 이점을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어요. 영상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즐거워야지 영상을 만들기 위해 온갖 신경을 곤두세우면 의미가 퇴색한다는 점을요. 좋은 영상을 만들어야지 하는 ‘목적의식’에 사로잡히기보다는 그냥 그 자체를 놀이로 생각하면 오랫동안 꾸준히 영상을 만들 수 있을 거예요. 영상을 꾸준히 만들다 보면, 아이의 지적 호기심도 더 많아지고 자신감도 생기는 것 같아요.
저의 가족이 유성이와 함께 영상을 만들어야지 생각하고 처음 간 곳은 63 빌딩 주차장에 만들어진 스케이트장이었어요. 입장료와 장비 대여료가 무료였을 뿐더러 입장객 수를 제한해서 좀 더 넓고 여유 있게 탈 수 있다는 점이 좋았는데요.
멀리 가는 여행 말고도 아이와 손잡고 갈 수 있는 명소들을 소개하는 것이 참 좋더라고요. 특히 유성이가 만든 영상을 보고 꼭 가보겠다는 사람들의 댓글을 보면 유성이가 너무 흐뭇해했답니다.
큰 맘먹고 가야 하는 게 여행이라면 아이와 함께 만드는 유튜브는 가벼운 산책처럼 생각하시길 추천드려요. 또한 사전조사를 통해 장소를 물색하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우연한 산보처럼 무작정 떠나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산책을 갔다가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길 때 난처해하기보다, 설렘을 느낄 수 있는 아이로 키우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