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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치와친구들 Apr 22. 2021

8. 햄스터 댕댕이가 다쳤어요. 동물병원에 갔더니...

이럴 수가 입양한 햄스터 댕댕이가 수컷이었다니...


※ 본 내용은 햄스터를 키우는 가정에서 일어나기 쉬운 상황을 가상으로 만들어낸 동화입니다. 햄스터는 강아지와는 달리 특이사항이 많은 동물이지만 아무런 지식 없이 키우는 가정이 많기 때문인데요. 

동화를 읽으면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햄스터를 이해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 중입니다. 잘못된 내용이나 다루어주었으면 하는 내용이 있다면 댓글이나 메일 주시면 검토하겠습니다.   


"유성아 댕댕이가 탈출했다. 안 보이네. 얼른 좀 찾아보렴"


아침에 눈을 뜨려는데 엄마 목소리가 들렸어요. 매일 같이 스파이더맨 흉내를 내던 댕댕이가 드디어 탈출에 성공했나 봐요. 


"엄마 그러게. 댕댕이가 케이지에 없네. 어디로 갔을까?" 


저는 조심스럽게 집안 곳곳을 살펴보았어요. 그런데 댕댕이는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네요. 


저번에 동동이도 탈출한 적이 한번 있었는데 동동이는 커튼을 타고 움직였었 거든요. 


커튼이 몹시 미끄러워서 만일 넘어지기라도 했다면, 너무 끔찍해서 다시는 탈출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었답니다. 


이럴 땐 동동이랑 말이 통하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그런데 댕댕이랑은 말이 안 통하니 참 답답하더라고요. 


그때였어요. 싱크대 밑에 있는 데에서 "다다다다"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에요.


눈 깜짝할 사이였지만 댕댕이가 분명해 보였어요. 


"살았으면 됐다" 엄마는 댕댕이가 언제든 먹을 수 있게 해바라기 씨랑 사료를 싱크대 주변에 주었어요. 

접시에 물도 담아서요. 


저는 걱정되긴 했지만 학교에 가야 했답니다. 댕댕이를 뒤로 하고 동동이하고만 인사하고 집을 나섰어요. 


그런데 다음날 깜짝 놀랄 일이 생겼어요. 댕댕이가 둥둥이 집에 있는 거예요. 


"엄마, 댕댕이 엄마가 잡아서 넣어준 거야?"


"아니. 왜? 댕댕이 집에 들어왔니?"


"응 들어오긴 왔는데... 자기 집이 아니라 둥둥이 집으로 들어왔네? 길을 잘못 들었나?"


그 순간 동동이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댕댕이는 알고 보니 수컷이었어요!

"아. 이것 왠지 불안한데 유성아 댕댕이 수컷인지 확인 혹시 했니?"


"아니 동동아 확인 아직 못했어. 설마 아무 일 없었겠지"


"그래 그랬으면 좋겠다"


저는 얼른 댕댕이를 꺼내서 댕댕이 집으로 옮겨주었어요. 


그리고 옮겨주면서 항문 주위를 유심히 보았답니다. 


"아 동동아. 네 말이 맞았어. 댕댕이 수컷인가 봐 항문과 생식기 위치가 멀어. 어떻게 하지? 설마 임신한 것은 아니겠지?"


"음... 아직은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걱정이 되긴 하네. 한 달 정도 지났으면 사실 임신을 할 수는 있는 시기니까. 다만 아직은 너무 어려서 임신하면 둥둥이도 힘들어해서 사실 임신은 천천히 하는 게 좋아"


"그래 저놈의 댕댕이 진짜 계속 스파이더맨처럼 천장에 붙어 다닐 때부터 불안하더구먼 에휴"


댕댕이의 정체가 수컷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우리 식구는 모두 깜짝 놀라고 말았어요. 수아네 집 햄스터가 암컷들이었는데도 임신했다는 사실을 접했던 터라 더욱 불았했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분양이 안돼서 방생했던 소식까지 접한 터라 엄마의 불안은 정말 컸어요. 


"설마 둘이 같이 있었던 게 오늘 하루밖에 없는데 임신이 되지는 않았겠지. 그래 사람이 하는 걱정의 93%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어. 미리 걱정하지 말자" 


엄마는 자기 최면을 하듯이 괜찮을 거야 괜찮을 거야 자꾸 그랬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다음날 아침이 되니까 댕댕이가 또 둥둥이 집에 들어가 있는 거예요. 


깜짝 놀란 엄마는 댕댕이를 곧바로 옮겨주고 댕댕이 케이지의 천장을 아예 무거운 통으로 막아버렸어요. 


동동이는 열쇠가 있는 정식 케이지였지만 둥둥이와 댕댕이는 네모나고 커다란 플라스틱 통에다가 철판으로 뚜껑을 막아둔 것이었거든요. 


그런데 또 탈출하니까 무언가 틈이 있나 보다 싶어서 막은 것이에요. 그런데 그러면서 우리 모두는 느낄 수 있었어요. 


"왠지 불안하다 불안해" 하면서요. 


그런데 학원에 갔다가 왔는데 엄마가 아빠에게 전화를 하고 있었어요. 


"여보 댕댕이가 다쳤어요. 둥둥이에게 맞은 것 같은데 약간 장기가 밖으로 튀어나왔어요. 어떡하지? 집 앞에 동물병원에 물어보니까 햄스터는 진료를 안 한다고 하네요. 햄스터를 전문으로 보는 병원에 가봐야 할 텐데 걱정이에요"


엄마는 놀라서 전화를 했고 아빠는 얼른 집으로 오시겠다고 했어요. 


저도 놀라서 댕댕이 집을 처다 보는데 고통스러워하는 댕댕이가 있었어요. 그리고 불룩하게 장기 일부가 튀어나와 있었답니다. 


"엄마 댕댕이 왜 이렇게 된 거야? 둥둥이 집에 또 들어갔던 거야?"


"응 유성아 엄마도 모르겠어. 분명히 케이지 위에 무거운 짐도 올려놨는데 어떻게 움직였는지 둥둥이 집에 있더라고. 엄마가 마침 볼 때는 댕댕이가 자꾸 둥둥이 몸에 올라타려고 하던 중인데,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발차기로 맞은 것 같아."


"아... 불안 불안하더니 큰일 났다 어쩌지"


그때였어요. 아빠가 오셨어요. 


"여보 동물병원 중에도 햄스터 보는 데가 많지 않다고 해서 찾아보니까 한 군데 있어 얼른 댕댕이 챙겨서 가자. 유성아 너도 빨리 짐 챙겨 댕댕이 케이지째 들고 차에타"


아빠의 진두지휘 하에 우리 식구들은 햄스터를 진료하는 동물병원에 갔어요


그곳은 햄스터 전문병원은 아니었지만 강아지나 고양이를 보면서 햄스터 같은 미니동물도 같이 진료한다고 되어 있더라고요. 


잠시 기다렸다가 원장 선생님을 만났어요. 원장님은 댕댕이를 보시고는 겉에서 보기엔 이 정도는 생명에 지장이 없을 텐데 내장 파열이 있을까 봐 걱정이라고 했어요. 지금 너무 힘들어서 사료도 먹지 못하는 상태니까 수액을 놔주자고 하셨고요.


"댕댕이는 지금 많이 아픈데 사실 상태가 어떠한지 눈으로 봐서는 알 수 없어요. 저 안에 집중 케어실에 들어가서 현미경으로 상태를 확인하고 x레이를 찍어보면 조금 더 자세히 알 수 있어요. 진통제와 수액을 놔줄게요. 진통제와 수액이 한통으로는 안될 텐데 일단 치료를 진행하겠습니다."


엄마는 원장님께 내내 잘 부탁드린다고만 말씀드렸어요. 저는 어떻게 치료하는지 정말 궁금했지만 집중케어실 안은 보이지 않았답니다.


"엄마 햄스터가 저렇게 조그만데 수액을 놓는다니까 신기하다. 진통제나 x레이도 그렇고. 햄스터도 사람이랑 똑같은가 봐"


"그러게 사람도 동물이니까 같은 거겠지. 그나저나 댕댕이가 괜찮아야 할 텐데 걱정이다"


주변을 둘러보니 강아지를 안고 있는 아줌마가 계셨어요. 


"아줌마 강아지 많이 아파요?"


"응 우리 아이가 나이가 많은데 뭘 잘못 먹었는지 통 밥을 안 먹어서 데리고 와봤네. 너는? 너도 강아지가 아파서 왔니?"


"아니요. 저는 햄스터가 아파서 왔어요. 지금 안에서 집중치료받고 있답니다"


아줌마는 햄스터를 데리고 병원에 왔다고 하니 조금 놀라시는 눈치였어요. 


"댕댕이 보호자분 들어오세요" 


아빠와 저와 엄마는 긴장한 채 들어갔어요.


"다행히 주사액으로 수액과 진통제를 맞고는 상태가 조금 좋아지고 있습니다. 수액을 두방 놨는데 한방 정도 더 맞고 오늘 밤만 잘 버티면 괜찮을 것 같아요. 수액 맞을 동안만 기다렸다가 데려가세요."


"아 괜찮아진다니 다행이네요. 원장님 그럼 밤새 그냥 케이지 안에 두기만 하면 되나요?"


아빠가 원장님께 댕댕이의 상태와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어요. 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했던 제가 추가로 더 물어봤답니다. 


"원장님 밤새 댕댕이가 추워할 수도 있으니까 제가 침대 옆에 두고 따뜻하게 찜질이라도 해줄까요?"


원장님은 저를 보면서 온화한 미소를 보였어요. 


"찜질까지는 안 해도 될듯하고 오히려 네가 계속 옆에 있으면 힘들어할 수도 있을 거야. 햄스터는 그냥 혼자 있게 놔두는 게 제일 큰 도움이란다."


"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우리 댕댕이 아프지 않게 잘 부탁드려요"


원장님께 인사하고 진료실 밖으로 나왔어요. 원무과라고 적힌 곳에 있던 언니가 엄마를 불렀어요.


"진통제랑 수액 3통이랑, 정밀 촬영비랑 해서 8만 6천900원 나왔습니다. 카드로 하시나요?"


"네? 8만 6천900원이요?"


엄마는 깜짝 놀랐어요. 그도 그럴 것이 작은 햄스터 한 마리 치료비가 8만 6천 원이 넘게 나왔다는 건 예상하지 못했었거든요. 


"네 여기 있습니다. 일시불로 해주세요"


엄마는 계산을 하고 나서 아빠에게 얘기했어요. 


"사람들이 햄스터를 왜 버리는지 알 것 같아요. 5천 원만 주면 살 수 있는데, 치료비가 15배가 넘게 들면 누가 치료하려고 하겠어요. 수액을 맞췄다는 것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놨다고 하니까 그런가 보다 하는 거지? x레이도 찍었다고 하지만 뭐 보여주는 것도 없고... 괜찮아졌다고 하니까 다행이지만 너무한 것 같지 않아요?"


"그러게 여보. 사실 강아지들이 나이 들고 아프면 버려지는 것도 병원비가 많이 들어서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햄스터 치료비용이 비싸긴 하네요 그래도 돈보다,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기 위해 입양한 것이니까 너무 아깝다고 생각하지 맙시다. 우리 유성이는 햄스터들을 가족이라고 생각하잖아요"


"네 여보 알겠어요. 그래도 이렇게 빨리 치료받았으니 감사하게 생각할게요. 댕댕아 고생했다 집으로 가자"


댕댕이는 수액을 한번 더 맞았지만 집에 와서는 조금 더 기운이 없어 보였어요. 엄마는 왠지 추워하는 것 같다며 보일러 온도를 높였답니다. 


"여보. 왠지 추위 타는 것 같은데 따뜻한 핫팩이라도 케이지 안에 넣어주면 어떨까요?"


"글쎄, 원장님이 그냥 혼자 두는 게 제일 낫다고 하니까 그냥 두는 게 좋지 않을까요?"


이때였어요. 저는 동동이에게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동동아 네가 보기엔 어때? 댕댕이가 좀 추워하는 것 같은데 핫팩을 넣어주면 도움이 될까?"


"응 유성아 엄마가 정말 좋은 생각을 하셨네. 핫팩은 큰 도움이 될 수 있어. 원래 우리 같은 미니동물들이 아파서 멀리 있는 병원까지 장거리로 이동할 때 추위 타지 말라고 핫팩을 넣어주곤 하거든. 특히 스티로폼으로 된 박스에다가 핫팩을 넣어서 이동하면 온기가 빠지지 않아서 치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어. 이동형 엠뷸런스 같은 거지. 대신에 몸에 직접 닿으면 화상 입을 수 있으니까 근처에 둬서 온도만 높여주는 게 좋을듯해"


"엄마 엄마 내가 동동이에게 물어봤는데 핫팩 넣어주는 것은 좋은 방법이래요."


"얘는 무슨 동동이랑 대화를 했다고 그래? 너 거짓말하는 것 아냐?"


"아니야 엄마 그리고 내가 검색해봤는데 핫팩 해주는 것은 햄스터가 다쳤을 때, 병원이 멀리 있을 때 엠뷸런스처럼 쓸 수 있는 거래, 스티로폼으로 된 택배 박스에 핫팩과 함께 햄스터를 넣으면 장거리 이동할 때도 온기가 유지되어서 좋단 말이야"


"아 그래? 유성이가 어디서 보긴 봤나 보네... 그럼 핫팩을 가져오자"


엄마와 저는 핫팩을 댕댕이에게 넣어준 후 기도를 했답니다. 그리고 잠이 오진 않았지만 어렵게 어렵게 잠에 들었어요. 


다음 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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